고교 1학년용 새 도덕 교과서에 집단이기주의의 사례로 의사들의
집회사진이 실린 데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강력히 반발하자,
교육인적자원부가 뒤늦게 이를 대체할 다른 사진을 담은 스티커 60만장을
제작해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에 내려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사용중인 교과서가 이익단체의 반발로 땜질 수정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교육정책에 대한 신뢰훼손이 우려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5일 "고1 도덕 교과서 80쪽에 지난해의 의사파업집회
사진과 함께 '집단이기주의는 공동체 붕괴의 주요 원인이다'는 설명을
실었으나, 의사협회가 소송을 낸 데다 자체적으로도 적절치 않다고 판단,
문제 사진을 대체할 스티커를 지난달 말 16개 시도교육청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의협은 의사집회 사진이 집단이기주의 사례로
교과서에 소개된 데 반발, 국가와 교과서발행사를 상대로 49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고 교과서 배포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20일 의협에 공문을 보내 "대체사진을 붙이도록
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잘못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뀐 사진
스티커는 수녀와 장애인, 봉사자들이 함께 웃고 있는 장면으로
'도덕공동체는 다 함께 잘 사는 사회이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각
교육청에 배포된 스티커는 다음주 중 각 고교에 보내지며 학생들은
교과서에 일제히 이를 붙여야 한다.
이번 조치에 대해 경복고 윤리담당 홍익표(43) 교사는 "교육부의 권위만
추락한 셈"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조치가
이익단체에 굴복한 것은 절대 아니다"며 "의약분업에 대한 의사들의
반발이 집단이기주의냐 아니냐의 논란을 떠나, 사회적으로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사진을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