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반드시 무관의 한을 풀겠다.”(동양 전희철)
“내가 있는 한 동양의 우승은 어림없다.”(SK나이츠 서장훈)
코트의 맞수 전희철과 서장훈이 다시 만난다. 무대는 7일부터 막을 올리는 7전4선승제의 애니콜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각각 고려대(전희철·96년 졸업)와 연세대(서장훈·98년 졸업)를 떠난 이후 첫 번째 결승전 격돌이다.
둘은 대학시절부터 대규모 오빠부대를 몰고 다닌 수퍼스타였지만 프로에 와선 명암이 엇갈렸다. 서장훈은 국내파와 해외파를 통틀어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날리며 승승장구했다. 99∼2000시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MVP를 싹쓸이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역시 최고스타”라는 찬사를 들었고 몸값도 한때 프로 최고액인 3억3000만원까지 치솟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m7의 장신을 이용한 포스트플레이 외에도 슈팅 정확도까지 놀라울 정도로 향상돼 사실상 막을 선수가 없을 정도다.
반면 최강의 파워포워드로 불리던 전희철은 팀이 늘 하위권을 맴도는 바람에 변두리로 밀려나야 했다. 서전트점프(제자리 뛰기) 75㎝에 달하는 엄청난 탄력과 장신(1m98)으로선 보기 드물게 정확한 3점포도 동료들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선 무용지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김승현이라는 발군의 포인트가드와 김병철·힉스·페리맨이 가세한 동양은 10개 구단 중 최고의 라인업으로 지난해 꼴찌의 수모를 딛고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전희철로선 ‘진짜 챔피언전’에서 우승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대학 대결에선 서장훈이 완승. 농구대잔치 시절 서장훈은 연세대를 최초의 대학팀 우승으로 이끌며 기세등등했지만 전희철은 2인자 자리를 맴돌아야 했다. 전희철이 가슴속에 '우승의 한'을 품게 된 것도 대학시절부터다. 과연 서장훈이 두 번째 프로농구 왕관을 차지할 것인지, 전희철이 오랜 숙원인 챔피언 반지를 끼게 될 것인지가 2001∼2002 프로농구 최고의 관심거리다.
/ 김동석기자 ds-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