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 공세 6일만인 3일까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내
도시 7개중 5개를 완전 점령한 이스라엘군은 4일부터 테러 조직의 근거지
파괴와 테러 수배범 검거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대한 국제적 비난은 갈수록 높아지고 아랍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반(反)이스라엘·반미(反美)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은 이스라엘의 외면으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 '테러 기반 궤멸' =이스라엘군은 점령지에서 테러 조직의 폭탄 제조
시설과 장비, 은신처를 색출해 파괴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자폭
테러의 배후조직인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의 소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테러 관련자1100여명을 체포했다. 자폭
테러범의 산실로 꼽히는 제닌의 난민 캠프을 이스라엘군이 3일 추가
장악함으로써, 체포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베들레헴에서는 팔레스타인인 200여명이 '예수 탄생 교회' 안에서
저항하는 등 곳곳에서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3일 밤 안보장관회의를 열어 이번 작전을 중간평가하면서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다며 "테러 기반 파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국제사회가 본격 개입하기 전인 향후 2~3일이 고비"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포스트가 4일 전했다.

그러나 국제 반테러 정책 연구소의 로아즈 가노(Ganor) 소장은
"테러범들은 무기를 휴대하고 이미 은신한 상태며, 자폭 테러범들이
빈곤층 출신이 많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교육을 받은 중산층 출신이
많다"며 "이스라엘의 군사작전도 자폭 테러를 근절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 효과없는 국제 사회의 압력 =유럽연합(EU)과 터키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측은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EU 순회의장국인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아즈나르(Aznar) 총리는 3일 아리엘 샤론(Sharon) 이스라엘
총리와 90분 동안 전화 통화를 갖고, 4일 예루살렘에서 만나자고
제안하고, 아라파트(Arafat)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반과의 만남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샤론 총리는 내각에서 상의해보겠다는 말로 사실상
거절했다.

샤론은 EU측의 국제회의 소집 제의도 거부했고, 미국의 앤서니
지니(Zinni) 중동특사가 아라파트를 만나게 해달라는 요구도 묵살했다.
EU 외무장관들도 대표 파견에 합의했으나 이스라엘측의 거부로 대표단을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3월30일의 이스라엘군
철수 결의가 먹혀들지 않자, 추가로 결의안을 채택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 손발 안맞는 아랍권 =레바논과 이집트, 예멘, 요르단 등에서는
3일에도 반미·반이스라엘 시위가 격렬했다. 레바논 학생 수천명은
베이루트 주재 미국대사관 점거를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했고, 요르단의
암만에서는 주부 50여명이 미국 대사관까지 평화를 요구하는 가두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아랍국 정부들은 통일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 와 리비아 등 강경국가들은 석유를 무기화하고 팔레스타인에
무기와 자원병을 파견하자고 주장했으나 호응하는 나라가 없다.
이스라엘과 단교 조치를 취한 나라도 없고, 이집트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축소'를 선언했으나 상징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 파리=朴海鉉 특파원 hhpark@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