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기 가득한 해맑은 표정 ’이 김정은의 ‘얼굴 ’이다.<a href=mailto:rainman@chosun.com>/채승우기자 <


최근 CF 퀸으로 떠오른 미녀 탤런트가 영화에 데뷔했다. 못 생긴 여자
킬러(박경림!)가 성형 수술로 완벽하게 다시 태어난다. 그러나 이
여배우는 붕대를 푼 순간 거울을 보고 악다구니를 쓴다. "이게 뭐야!
누가 이렇게 만들랬어! (이영애 사진을 내놓으며) 저렇게
만들어달라니깐!"

김정은은 그런 여자다. 데뷔작인 코믹 패러디 영화 '재밌는 영화(감독
장규성·12일 개봉)'에서 그는 다른 여배우 같으면 꺼려할, 자기 자신을
우습게 만드는 대사를 서슴지 않는다. 연예인은 물론이고 일반에게도
성형수술이 일상화된 요즘 세태에 대한 풍자도 꺼리지않는다. 화제가 된
CF, '부우자 되세요'도 애들립이라던데, 과연 영화 촬영장에서도
순발력과 재치가 대단했다는 후문. "객석 가리키면서 뭐라고 말 좀
하지," 라는 감독 주문에 즉석에서 "3층 다열! 몇번째냐,
둘·넷·여섯·여덟·열~ 열세번째!! 대가리 안 박아!"하는 애드립이
튀어나왔단다. 예쁘게 보이려고 애쓰기는커녕, '좀더 더럽고 역겹게
보이기 위해' 자기가 토한것을 다시 삼키는 연기도 자청했다.

-데뷔 5년 만에 ‘정상급 스타’로 떠올랐어요.

"나는 늘 그 자리에 있었고, 똑같이 열심히 했는데, 사람들 인식이
달라진 것 같아요. 불과 얼마 전까지도 여주인공은 무조건 청순가련해야
했고, 사람들은 '잘 한다, 센스 있다' 하다가도 '여주인공 할
이미지는 아니다'라고 했죠. 이젠 좀더 친근하고 솔직한 여성을 보고
싶어하는 시대가 된 것 같아요."

‘재밌는 영화 ’에서 남 ·녀 주인공이 못 알아보고 스쳐지나가는 장면.‘접속 ’을 패러디했다.

-첫 영화가 하필 ‘망가지는’ 코미디네요.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이런 역 저런 역 많이 해봤는데, 코믹 연기를
제일 알아주더라고요. 내가 잘 할 수 있고, 관객이 좋아하는 게
이거라면, '코믹 연기에 있어서는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최고가 되고 싶어요. 모든 여배우가 다 심은하가 될 필요는 없잖아요."

-학창 시절 기억은.

"고등학교 때까진 여성스럽고 소심했어요. 남들 앞에 자신있게 나서는
사람을 제일 부러워했어요. 그런데 명랑한 역할을 많이 하다보니 성격도
그렇게 변해가더라고요. 지금도 내 말에 사람들이 웃는 게 가끔
신기해요."

-스케줄이 엄청나게 빡빡하던데, 뭘로 쉬어요?

"포트리스나 고스톱 게임도 하고, 채팅하고 문자도 쏘죠. 배우들은
'안티'들 겁나서 인터넷 잘 안 들어가는데, 전 맨날 들어가요. 시사회
전 날도 팬 페이지에 "떨려욧. 호홋"하고 남겼고, 나에 대해 잘못된
소문이 있으면 반론도 쓰고…. 남들은 배우가 뭐 그런 걸 일일이
답하냐고 하는데, 전 10가지 칭찬 듣다가도 1가지 험담 들으면 속상해서
못 참아요.

-마약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받았는데….

"전에는 배우로서 사랑과 인정을 받는 대가로 잃어야 하는 것이 있다면 흔쾌히
잃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막상 겪으니 훨씬 힘들었지만요. 얼마전까지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닐까하고 무섭게 지켜보던 이들이 영화 데뷔
축하한다고 말하는 데, 인생이 참 아이러니컬하다는 생각에 눈물이 핑
돌았어요.

4억원대 출연료를 받는 CF스타가 된 뒤로도 "나에게 기회는 단 한번
뿐"이라는 각오로 임해왔다는 김정은. "김정은이 나오면 대박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욕심을 감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