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과다 시청이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학습장애와 소아비만, 그리고
공격적 성향 유발로 요약된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인 미나(8)양은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TV 리모컨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부모는 처음에 아이가 얌전히 놀아 그냥 놔두었으나
밤12시까지 TV드라마 주인공들에 빠져 막무가내로 자리를 뜨지 않자
신경정신과를 찾았다. 체중도 1년사이 5~6㎏이나 늘었다.

마음누리 신경정신과 정찬호 원장은 "이처럼 실제로 상당수 어린이들이
어느 정도의 TV 중독에 빠져 있다"며 "친구나 인간관계가 원활치 않은
아이일수록 TV에 더 집착한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이 TV에 장시간 몰두하는 데서 비롯되는 문제점은 프로그램의
폭력성과 선정성에 의한 영향이다. 미국 컬럼비아대와 뉴욕주립
정신의학연구소가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975년 뉴욕주에 살고 있던 1∼10세의 어린이 707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TV 시청시간이 1시간 미만이었던 88명은 10대 후반부터
20대 전반기까지 강도 등 범죄를 저지른 비율이 9.1%였으나, 시청시간이
1∼3시간이었던 386명은 범죄율이 28.0%, 3시간 이상인 233명은 39.9%로
급격히 높아졌다. 즉 소아기에 TV 시청시간이 길수록 범죄률이 높다는
결과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서 TV를 완전히 차단시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정찬호 원장은 "아이들과 TV를 보다가 중간에 끄고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되겠냐고 물어보는 방법 등으로 TV를 자연스레 아이들 창의력
교육에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정신과 신의진 교수는 "부모가 고학년 아이들과는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 등을 같이 보면서 사회적인 안목을 키우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집에서 항상 TV를 켜 놓은 채 지내는 것은 TV의 유해성에
아이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