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눈으로 한국 남자단식의 희망을 봤다.'
지난달 31일 2002 눈높이 코리아오픈선수권을 마친 배드민턴계는 손승모(23ㆍ원광대ㆍ세계랭킹 14위ㆍ사진)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손승모는 이번 대회에서 단숨에 결승까지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주위서 전혀 예상치 못했고, 본인조차 8강전 쯤이나 기대했을 정도. 결승에서 세계가 신동이라 부르는 린 단(19ㆍ중국ㆍ세계 3위)에게 1대3으로 졌지만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7-1로 잡았던 1세트에서 보여준 재치있는 네트앞 플레이는 상대를 쩔쩔매게 했고, 관중석에선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손승모의 10여년 선수생활 사상 첫 국제대회 은메달. 국내 남자단식에선 1년만의 경사.
그에겐 이보다 더 값진 의미가 따로 있다. 지난 96년 경남 밀양고 1년시절 훈련중 선배가 친 셔틀콕에 오른눈을 맞아 그만 실명하고 말았다. 선수를 포기할까 생각도 했다. 그럴때마다 부모와 가족들이 일으켜줬다. 이 힘으로 2년간 눈 하나로 청소년대표까지 지냈다. 운좋게도 안구 기증자가 나타나 고 2때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았고, 남의 한 쪽 눈으로 새 생활을 시작해 오늘까지 왔다. 그의 오른눈 시력은 렌즈를 껴야만 0.8. 경기할 때 여간 거추장스럽지 않다. 그럴수록 코트에서는 두 눈을 부릅뜬다.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4전 전패를 안겨준 린 단을 반드시 무찌르는 게 그의 목표다.
<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cm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