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2군 신세도, 초라한 아마 생활도, 부상 악몽도 다 떨쳐버렸다. 이젠
'설움 끝, 비상(飛翔) 시작'이다.
이일의(31)는 LG에 있어 '침향(沈香)'같은 선수다. 재일동포인 그는
게이오 대학을 졸업한 뒤 1993년 다이에 호크스에 투수(좌완)로
입단했으나 어깨를 다쳐 1997년 외야수로 변신했다. 2000년까지 1군에서
남긴 성적은 고작 30타수 6안타. 방출된 이후 미국 독립리그·호주
세미프로리그의 문을 두드렸지만 실패했고, 올 초엔 두산의 하와이
전지훈련 캠프서 테스트를 받았다. 두산쪽엔 빈 자리가 없었지만 최일언
코치가 LG측에 추천해줘 어렵사리 새 둥지를 찾았다. 계약금없이 연봉만
4000만원. 고국 무대서 극적으로 야구인생을 이어가게 된 이일의는 27일
현재 시범경기서 16타수 9안타(0.563)로 맹활약 중이다.
현대는 최환인(23)을 캐냈다는 게 반갑다. 우완 정통파 투수인 최환인은
1998년 동산고 졸업후 실업팀인 제일유리에서 야구에 대한 꿈을
이어갔다. 그나마 평소엔 생산 업무에 매달리다 경기가 있어야 공을
던지는 '반쪽 선수'였다. 그는 이런 상황속에서도 2000년 직장인 연맹
회장기 대회 우승을 이끄는 등 에이스로 활약했고, 결국 현대 스카우트의
눈에 띄어 지난달 연봉 2000만원에 계약했다. 시속 143㎞ 안팎의 직구가
좋고, 제구력도 갖춰 김재박 감독으로부터 "2년 뒤 주전 마무리
투수감"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드래프트를 통해 지명받지 못한 일종의
'연습생'이라 7월 1일 이후에나 정식 등록을 통해 1군 경기에 선보일
수 있다.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과 부상으로 점철된 프로생활, 은퇴, 고교 코치,
컴백의 역정을 거친 한화 지연규(33)의 '한풀이'도 관심거리다. 현역에
복귀한 작년에도 무리한 동계 훈련의 후유증으로 빛을 못 봤지만, 26일
LG전서 7년 만에 승리투수라는 감격을 맛보며 다시 날아오를 채비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