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건만 홍명보(33)는 그대로였다. 홍명보가
한국 축구사를 다시 썼다. 그는 27일 터키전에 출전, A매치 출장
122경기를 마크해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이 갖고 있던
최다기록(121경기)을 뛰어넘었다. 90년 2월 4일 노르웨이와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후 12년 만이다.

A매치 세계 최고기록은 멕시코의 클라우디오 수아레스의 169경기이고,
아시아에서는 세계 2위인 사우디아라이바의 골키퍼 모하메드 알데야의
161경기이다. 홍명보의 기록은 세계 18위.

홍명보는 땀과 눈물로 신천지를 열었다. 지난해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까지 대표팀 부동의 수비수로 꾸준한 대표팀 수비수
자리를 지켰던 홍명보는 같은 해 8월 일본 J리그에서 부상한 이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그 사이 후배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 그의
자리는 없을 것 같았다. "홍명보의 시대는 갔다"는 소리까지 들렸다.
그러나 그는 묵묵히 몸을 만들고 준비, 보란 듯이 부활을 알렸다. 특히
그가 합류한 유럽전지훈련 3경기에서 무실점을 이끌어 "역시"라는
호평까지 들었다.

이런 점 때문인지 홍명보는 최근 축구협회가 청소년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상비군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장 닮고 싶은
축구선수' 설문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는 더 높은 곳을 가리키고 있다.
홍명보는 "2002월드컵에 나가 국민의 염원인 16강 진출에 한몫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