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났다. 이치로.'
애리조나 김병현(23)이 시즌 개막을 불과 열흘 앞두고 비장의 신무기인 서클체인지업을 확실히 시험해볼 찬스를 잡았다.
23일(이하 한국시간) 피오리아 구장의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기대되는 스즈키 이치로와의 맞대결이 그 무대다.
서클체인지업은 왼손 타자를 제압하기 위해 겨우내 특별히 갈고닦은 새 메뉴. 가운데로 오다가 왼손타자의 바깥쪽으로 역회전되며 떨어지는 이 공은 스윙 스피드가 엄청난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경우 너무 앞에서 맞아 파울을 내거나 빗맞은 땅볼을 치기 십상이다.
김병현은 2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시범경기 들어 가장 많은 10개의 체인지업을 던졌다. 개막이 다가오면서 갯수를 점점 늘려가며 특히 왼손타자에게 집중적으로 던져 제구력과 구위를 점검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난 메이저리그 최고의 왼손 교타자 이치로는 다시 없이 입맛 당기는 사냥감.
체인지업이 이치로에게 통하면 어느 왼손타자에게나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물론 만일 맞대결에서 좋은 결과만 나온다면 심리적으로 큰 플러스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스윙 스피드가 가장 빠른데다 일단 방망이가 나온 뒤에도 공의 변화를 살펴가며 3가지 패턴으로 스윙 각도를 조절한다는 동물적인 교타자다. 따라서 김병현의 체인지업을 어떻게 공략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시즌 타율 3할5푼으로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던 이치로는 21일 현재 시범경기 14게임에서 47타수 15안타(0.319)에 1홈런 6타점을 올려 '평년작' 이상을 해내고 있다.
이치로는 최근 개막에 맞춰 타석수를 늘리고 있어 6회 이후 김병현이 등판할 때까지 교체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김병현은 지난해 7월 17일 시애틀의 홈구장인 세이프코필드에서 이치로를 처음 상대해 9회말 2사후 포수플라이로 잡아냈다.
〈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박진형 특파원 ji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