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부살이 악사(樂士) 30년의 한을 한방에 풀은 거죠』
최근 창단된 강원지방경찰청 초대 악대장을 맡은 김성진(金星鎭·50)
경위는 요즘 발걸음에 리듬이 실려있다. 마치 행진곡에 발을 맞추듯
경쾌하기 이를데 없다. 출근해서는 퇴근할 때 까지 짜증 한번 내지 않고
싱글벙글이다.
12살때부터 꿈꾸던 일이 실현됐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 TV 쇼
프로그램에서 당시 밴드마스터였던 이봉조(안개, 밤안개 작곡가)씨의
밤안개 연주모습을 보고 한 눈에 반해 평창중학교에 입학하자 마자,
밴드부에 입단한 김씨는 알토색소폰을 부여잡고 「제2의 이봉조」가
되겠다며 야심을 품었다. 고교1학년땐 그렇잖아도 쪼들리는 살림의
어머니에게 색소폰을 사달라고 졸라대 밭뙤기 1500평을 처분케 했다.
그는 이불 속에서도 섹소폰을 품에 안아야만 잠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고교 졸업후 음악대학 진학이 좌절되면서 꿈에서 깨어나야 했다.
교육공무원 행정직으로 사회에 첫 발을 디딘 후 곧 이어 일반행정직으로,
그리고 경찰공무원으로 전직을 해 보았지만 악기를 연주할 기회는 좀체로
찾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물어 물어 연예협회 강원도지부를 찾아
극장무대를 뛰는 악사들과 틈틈히 협연할 기회를 만들었다.
그렇게 지내기를 12년여. 화려한 햇살이 꿈결처럼 다가왔다. 2000년 새로
부임한 강원경찰청장으로부터 『경찰악대를 만들려고 하는 데 자네가
앞장 서줘야겠어』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김씨는 『악대를 만드느라
동분서주한 지난 2년간은 그야말로 희망과 보람이 연속된 날들로 내 생애
최고의 기간이었다』고 했다.
단원 35명을 거느리고 3월초 창단식을 가진 그는 앞으로 길거리든
해수욕장이든, 호수가든 들어줄 관객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늘
가까이 있는 경찰상」을 실행해 보이겠다고 했다. 그리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들을 수 있도록 레퍼터리를 올드팝송, 가요, 민요, 동요
등으로 폭 넓게 편성해 어깨춤이 절로 나는 신명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