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황선홍의 연속골로 모처럼만의 시원한 승리를 챙겼다.
유럽에서 전지훈련중인 한국축구대표팀은 21일 오전(한국시각) 스페인 카르타헤나 카르타고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핀란드와의 평가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대표팀은 올들어 잇단 평가전에서 2승2무4패를 기록했지만 90분 경기에서 이기기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차두리와 이천수, 안정환이 잇딴 슈팅을 날리면서 시종 핀란드를 압도했다. 전반 28분 안정환이 이천수의 코너킥을 이어받아 헤딩슛을 날리고, 전반 종료직전에는 이수가 프리킥을 직접 슈팅, 골대 구석으로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으로 골과는 연결되지 않았다. 전광판이 후반 40분을 가리킬 때까지 0대0.
하지만 두 골은 경기종료 5분을 남기고 잇따라 터져나왔다. 후반 중반 설기현과 교체투입된 황선홍은 후반 41분 이을용의 패스를 받아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골키퍼 반대쪽으로 여유있게 슈팅을 날려 첫 골을 뽑아냈다. 이어 2분후에는 최용수의 패스를 이어받아 헤딩슛으로 다시 핀란드의 골네트를 갈랐다. 오랫만에 터진 대표팀의 골이었고, 모처럼만의 개운한 승리였다.
한국이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탈락하고 FIFA 랭킹도 47위에 불과한 핀란드를 스파링 파트너로 택한 것은 다분히 2002 월드컵 첫번째 상대인 폴란드를 의식한 포석. 홍명보 최진철 등 수비수들은 핀란드 선수들과 치열하게 제공권 싸움을 벌였고, 황선홍 최용수 등 공격수들은 한박자 빠른 패스와 슈팅으로 실전 감각을 익혔다.
하지만 한국팀은 전반 내내 부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리듬이 한순간에 끊겼으며, 수비수들은 여전히 의미없는 공돌리기를 계속했다. 특히 전반 35분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시점에서의 패스미스는 핀란드 미카엘 포르셀에게 골문앞 슈팅까지 허용해 시급히 고쳐야 할 악습으로 지적됐다. 황선홍 최용수 설기현 등 해외파들의 가세로 한층 공격력이 강화된 한국은 27일 독일 보쿰에서 터키대표팀과 유럽전훈 최종전을 벌인다.
○…16000석 규모의 카르타고노바 경기장은 현지 관중이 수백명밖에 찾아오지 않아 다소 썰렁한 분위기. 그러나 본부석 맞은 편에 자리잡은 KTF 응원단 100여명이 큰 북 장단에 ‘아리랑’을 빠른 템포로 불러가며 열띤 응원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코리아의 대표 당신을 믿습니다” “일어나라 응원전사 끝장내자 유럽축구” 등의 플래카드를 내건 응원단은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마가 이름을 연호하며 격려했다.
○…히딩크감독은 경기시작 4시간전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15분간 비디오 분석을 통해 개개인의 포지션과 임무를 지시하며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이날 한국팀은 튀니지전에서 주장을 맡았던 김태영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결장하는 바람에 대신 최진철이 주장을 맡고 출전했다.
○…지난 90년 1월 노르웨이전에서 첫 태극 마크를 달았던 홍명보는 이날 출전으로 121번째 A매치(국가대표간 경기) 출전을 기록하며 차범근 전 국가대표감독과 함께 한국선수가운데 A매치 최다출전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13년간 거의 1개월에 한번꼴로 A매치를 뛴 홍명보는 26일 터키전에 출전하면 한국선수중 최다A매치 출전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 카르타헤나(스페인)=조정훈기자 donjua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