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TV 5개, 지역민방 10개, 케이블TV 100여개, 위성TV 84개….
본격적인 다채널 시대를 맞아 방송위원회에 '심의 비상'이 걸렸다.
케이블과 위성에 중복 방영되는 채널을 뺀다 하더라도,
지상파·케이블·위성 라디오채널 170여개까지 포함하면 방송위가 감시할
TV·라디오 채널은 300개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같은 채널 폭증에 따라 방송위의 심의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고,
방송위는 "모든 방송 심의"라는 기존 원칙을 중장기적으로 "특정
프로그램만 심의"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방송위가 운영하는 전국 모니터요원은 340명. 대부분 주부인 이
요원들은 월 48만원 가량 보수를 받고 하루 3~4시간씩 맡은 프로그램을
시청해 주 단위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시청률이 높은 지상파 TV와
문제 소지가 많은 성인영화 채널 등은 방송위 직원이 중복 모니터를 하고
있다. 방송위 일부 직원은 '성인영화 꼼꼼히 보는 것'이 업무인
셈이다.

80년대 말 모니터를 시작할 때만 해도 모니터 요원은 10여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수백개 채널에서 24시간 쉬지않고 전파를 쏘아대는 멀티미디어
시대를 모니터 요원들이 감당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문에 새로
개국한 위성방송의 60개 오디오채널은 아예 심의를 하지 않고, '시청자
불만'이 있을 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방송위가 추진하고 있는 심의 개선안은 '타겟 심의'. 지나친
선정·폭력성·간접광고 등으로 방송위 제재를 받은 바 있는
'전과(前科) 프로그램'을 포함, 일부 '요주의 프로그램들'을 집중
모니터하고, 여타 프로그램들은 방송사 자체 심의에 맡긴다는 방안이다.
올해처럼 선거가 있는 해엔 선거 관련 프로그램도 '집중 모니터
대상'에 포함된다.

방송위 김종성 심의2부장은 "유럽 TV의 경우 성인채널은 성인 시청자
재량에 맡기는 형식으로 심의규정을 두고 있다"면서 "현재 '전량
심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타겟 모니터링'
방식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