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에서는 월드컵 마케팅의 '꽃'을 축구선수들로 꼽고 있다. 스타플레이어들은 그 어느 연예 스타들 보다 매체 노출도가 높기 때문이다. 사진은 '리바이스' 광고 모델 송종국.

패션계에도 월드컵 바람이 거세다.

월드컵을 겨냥한 마케팅이 패션계에도 불붙듯 일어나고 있다. 기업들로서는 월드컵이 열어놓은 시장을 선점하거나 단발적으로 매출을 급신장시킨다는 목표도 있지만, 월드컵이라는 후광효과를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활용하겠다는 장기적인 포석도 깔고 있다. 월드컵 열기가 기껏해야 경기가 지속되는 한달에서 길어야 1년이기 때문에 모험수도 많지만 상황과 아이디어에 따라 그 효과는 짐작할 수 없기 때문에 패션-광고계의 긴장도는 더욱 심하다.

특이한 것은 공식공급업체(Official Supplier)나 공식파트너(Official Partner)가 아닌 비후원사들의 월드컵 마케팅이 오히려 더 활발하다는 것. '2002월드컵', 'FIFA' 등 상표권 사용 분쟁 요소는 교묘히 피해가면서 축구 관련 이미지를 활용해 월드컵 특수를 잡는 이른바 '매복마케팅(Ambush Marketing)'이 기발하다.

▲선수를 잡아라! 국기대표선수는 월드컵마케팅의 꽃

광고업계에서는 월드컵 마케팅의 '꽃'을 국가대표선수들로 꼽고 있다. 지금부터 월드컵 경기기간을 넘어 연말까지 국가대표선수들은 거의 매일 매시간 각종 매체에 모습이 노출된다. 그 어떤 연예인이나 상품보다도 매체노출빈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광고 홍보 효과가 높다는 것. 국가대표 공식 후원업체인 '나이키'가 설기현을 모델로 기용한 것을 제외하고 제일 빠른 움직임을 보인 업체는 진브랜드 '리바이스'다. '리바이스'는 최근 몇 년간 아시아마켓의 모델인 일본의 틴 아이돌 기무라 타쿠야를 한국에서도 계속 써 오는 전략을 취했다. 그러나 최근 아주 이례적으로 한국 시장을 위한 독자적인 모델로 송종국을 기용했다. 송종국은 '히딩크호의 황태자'로 불리며 국가대표의 중추로 발돋움한 미드필더다.

흥미로운 것은 광고계에서 국가대표의 '세대교체' 징후가 보이고 있다는 점. 안정환 고종수 이동국 등 단골 광고 모델들이 뒤로 빠지고 차두리(코카콜라), 최태욱(LG전자, 코카콜라), 이천수 등이 떠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중심이 안되면 주변을 공략하라

국가대표선수들은 개런티도 비쌀 뿐 아니라 잡기도 까다롭고 광고모델로서 관리하기도 힘들다. '꽃'이 아니면 '잎'을 활용하는 방식도 있다. 우회하는 전략이다. 국가대표선수들만큼이나 노출빈도가 잦은 이들이 바로 방송관련 캐스터, 해설위원들. '아놀드파마'는 신문선 송재익 신영일 김주성 전인석 등을 프로그램별로 협찬하고 있다. 또 '까르뜨블랑슈' 역시 KBS 스포츠중계석, 스포츠뉴스, 비바 월드컵(최승돈 아나운서) 등 프로그램출연자들의 의상을 협찬하며 광고효과를 노리고 있다.

▲축구공은 말을 한다

월드컵붐이 이는 기간 동안에는 '축구공=월드컵'이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구차하게 '월드컵', 'FIFA', '16강 기원'이라는 사족을 달 필요가 없다. 축구공 하나만 덩그러니 등장시켜 놓으면 축구공 혼자서도 많은 말을 한다. '한국의 16강진출을 기원합니다', '축구로 하나되는 세계' 등. 축구공은 메시지인 것이다.

이에 따라 스포츠웨어 브랜드가 아니면서도 각종 광고 이미지에 축구공을 등장시키고 있다. 심지어 우아한 정장으로 쫙 빼입은 신사가 축구를 하기도 한다. 남성정장브랜드인 '파시스', '마에스트로', '타운젠트' 등은 제품카탈로그와 광고컷에 월드컵 공식구인 아디다스의 '피버노바'를 등장시켰다.

골프전문브랜드인 '닥스'는 브랜드 고유 체크문양을 이용해서 축구공을 만들었고, '리바이스' 역시 데님으로 축구공을 만들어 고객에게 나누어주는 이벤트를 열 계획이다.

휠라코리아와 아디다스는 스니커스 착용이 붐을 이루고 있는 것에 착안, 축구화 스타일의 스니커스를 내놓기도 했다.

▲쇼! 쇼! 쇼!

잔치에는 쇼도 빠질 수 없다. 일부 의류브랜드에서는 월드컵 개최를 전후해 패션쇼를 계획하고 있다. LG패션과 코오롱 등이 월드컵 직전에 패션쇼를 추진하고 있다. 또 휠라코리아에서는 방송사와 함께 월드컵관련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리바이스는 한국의 경기가 있는 날 유명가수들을 초청해 16강 기원 공연을 갖고 그 자리에서 대형스크린으로 관객들과 경기를 지켜보는 이벤트를 마련해 놓았다.

〈 스포츠조선 이형석 기자 evol90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