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당겨진 휘슬
〈제4보〉(57~71)=결승날 아침. 유창혁이 대국 개시를 '무려 '6분이나
앞두고 현장에 도착했다. 3분 뒤 다시 조훈현이 입장한다. 중압감과
시선(視線)처리 때문에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입회인 최규병 九단의
"시작하는 게 어떠냐 "는 말이 복음 같았으리라. 이 판이 희귀하게도
9시58분에 스타트했던 사연이다.
백이 로 한 방 '알린 '장면. '알린다 '는 건 상대 의중을 떠볼 때
쓰는 이 동네 은어다. 63까지 이런 정도의 곳. 백은 다음 한 수에
23분20초라는 이 바둑 최장고(長考)를 치렀다. 그 만큼 어려운 장면이란
뜻이다. 64로 '가 '에 꼬부려 내빼는 건 어떨까. 그러나 참고 1도 8다음
좌상귀백이 위태로워진다. 다음으론 68로 나가 끊는 수.
이것도 참고 2도 6이후 흑이 A이하 C까지 부호 순으로 끊어오는 수단이
생긴다. 64는 그에 대비하며 68또는 '나 '의 붙여끊음을 노리려는
심산. 흑도 17분여 고심끝에 65에 치중한다. '나 '의 약점을
공격적으로 보완하려는 뜻. 69로 70은 백 '다 '로 파탄. 끝없는
난타전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