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가 18일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에 대해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하고 나선 것은, 특검에 대해
축적됐던 당내의 불만을 대변하면서 현실적으로는 야당의 특검제 기간
연장 시도를 무산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당장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더라도 결과적으로 특검제를 연장하지 않는 것이 정치적으로 득(得)이
많다고 판단을 했을 수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그동안 "특검팀의 마구잡이 수사로 정권의 부패상이
과도하게 알려져, 국민경선제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불만이 다수
제기돼왔다. 그럼에도 불구, 민주당은 특검팀이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불만표출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수동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 자택에서 인사청탁 관련 서류가 발견되고,
이용호씨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진이
보도되면서 민주당의 기류가 달라졌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도
지난 15일 특검에 대해 공개적인 불만을 표시했었다. 정치권에서는 정
총무의 위치로 미루어 민주당의 특검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에는 청와대의
뜻도 반영됐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이에 한나라당은 단독국회를 소집해서라도 특검의 수사범위와 활동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이날
"민주당이 특검 수사가 권력핵심부로 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본질적인
문제는 모른 척하고, 곁가지를 문제삼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한나라당이 단독국회를 밀고나가기 위해서는 자민련의 협조가 필요하나
최근 자민련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것이 변수이다.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은 18일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의 비난
발언에 대해서 일체의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다.

차 특별검사는 지난 9일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가 수사기밀 유출 등의 혐의로 특검팀 수사관 3명을
고소한 것과 관련, "수사를 방해하려고 시도하는 어떠한 음해나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고
'원칙과 정도'에 따라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특검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정 총무의 발언은 도가
지나친 것으로 또다른 수사방해 압력"이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특검팀의 수사는 법원에서 발부한
압수·구속영장을 근거로 진행됐다"면서 "여당의 주장은 법원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으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특검팀의 수사범위가 특검법을
위반했다는 정 총무의 발언에 대한 반박인 것이다. 그는 또 "특검팀이
수사내용을 매일 공개한다는 주장도 음해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수사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 왔다"고 덧붙였다.

오는 25일로 수사기한이 종료되는 특검팀이, 특검법이 허용하고 있는
'최종수사 결과발표'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