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전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경선에 앞서 각 진영의 운동원들이 대회장에 입장하는 선거인단을 향해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대전=<a href=mailto:kiwiyi@chosun.com>이기원기자 <

16일 민주당 광주 경선에선 예상외로 영남 출신인 노무현(盧武鉉) 고문이
득표율 37.9%로 1위, 김중권(金重權) 고문도 9.4%의 득표를 얻으며
선전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17일 대전 경선에선 이인제(李仁濟) 후보에게
압도적 표가 쏟아졌다.

◆ 광주의 이변

16일 광주 경선에선 영남 출신 두 후보가 무려 47.4%의 득표를 한 반면,
호남 출신인 한화갑(韓和甲)·정동영(鄭東泳) 고문은 합계 21.3%의
득표를 하는데 그쳤다. 울산에선 영남 후보 두 명이 1,2위(득표율 합계
57%), 대전에선 충청 출신 이인제(李仁濟) 고문이 67%의 득표를 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선 복합적인 설명이 나오지만, 정권 재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 민주당 핵심 지지층들이 "영남 표를 가져오지 못하면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를 이길 수 없다"는 영남 주자들의 논리를
수용했다는 설이 가장 지배적이다. 특히 광주 경선 직전 노 고문이
이회창 총재에 앞서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노 고문의 진보적인 정책 노선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가장 일치하고 있어, 영남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호남 정서에
가장 부합한다는 해석도 있다.

반면 '리틀 DJ'라고 불리는 한 고문이 광주에서 부진했던 것은 각종
게이트 정국 때문에 동교동 출신 전체에 대해 호남 유권자들이 반감을
표출한 것이며, 또 전남도청을 광주에서 한 고문 지역구인 전남
목포·무안으로 이전하는데 대한 불만도 적잖이 작용했으리라는
분석이다. 또 광주 경선 직전 한 고문이 압도적으로 1위를 할 것이라는
일부 예측이 나오면서 "또 호남 출신에 몰표를 준다는 말이 나오면
곤란하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 역시 한 고문에겐 역풍이 됐다.

◆ 대전의 열망

이인제 후보가 17일 대전지역 경선에서 67.5%의 득표율을 올리자, 이
후보 지지자들조차도 "예상밖의 몰표"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후보진영이 당초 기대했던 득표율은 55~60%였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 후보 진영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전에서도
부진하면 끝장"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선거인단 좌석이 많이
비고 투표율(71.2%)도 저조하자, 이런 분위기가 증폭되기도 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 제주·울산·광주 등 3곳에서 얻은 표(885표)보다 많은
표(894표)가 이 후보에게 쏟아지자, 이 후보 진영은 "드디어 노무현
바람이 차단됐다"며 함성을 질렀다. 전날 이 후보가 광주경선에서 노
후보에게 패한 이후 대전 선거인들 사이에선 "대전이 바람벽이 돼야
한다"는 여론이 급속히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의 한 지구당
위원장은 "경선 전(前)에는 부동의 1위였던 이 후보가 광주에서 패하자,
대전 선거인들 사이에 위기의식이 강하게 생겨났다"며 "오늘
투표결과는 대전 민주당원들의 이 후보에 대한 열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조미선(35·대전 대덕구 연축동)씨는 "이 후보가
광주에서 진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