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동아리전국대학연합 회원들은 마술카페 바그다드를 종종 찾아 마술 이야기도 나누고 프로 마술사들에게 비장의 기술을 한 수씩 배우기도 한다.맨 오른쪽 아래가 회장 서기원씨.<a href=mailto:kiwiyi@chosun.com>/이기원기자 <

'마술'(魔術)이 철 지난 오락이던 시절이 있었다. '마술사'는 보통
나이 지긋한 아저씨였고, '마술'은 그저 명절때 TV특집에서나 가끔 볼
수 있는 '뻔한 속임수' 같았다.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마술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 그것도 그냥 구경만 하는게 아니라,
마술을 직접 배워보려는 대학생들이 부쩍 늘고 있다.

'마술동아리전국대학연합'(마동연)은 마술을 취미처럼 즐겨보려는
대학생들이 모여 탄생했다. 홍익대 한양대 서울대 서강대 동국대
동덕여대 용인대 강원대 등 전국 수십개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학마다 회원은 약50~100명. 전국 회원이 모두 몇명인지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 모임은 2000년 출범했다. 99년 항공대 마술 동아리를 만든
서기원(25·마동연 회장)씨가 '대학생들끼리 마술 문화를 함께
즐겨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전국규모 동아리 결성을 추진한 것. 이젠
20대 프로 마술사가 된 서씨는 초보 회원들에게 무료로 마술도
가르쳐주고, 각 대학 대표들은 서씨에게 배운 비장의 기술을 자기 대학
회원들에게 전수한다.

서씨가 마술사로 일하는 신촌의 '마술카페 바그다드'는 저녁마다
마동연 회원들로 붐빈다. 이들은 새로 나온 마술 정보도 나누고, 서로를
관객 삼아 연습하느라 여념이 없다. 아직은 아마추어들이지만, 그들의
손에 들어가면 동전이나 담배가 귀신같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다.
화이트 데이를 앞두고는 등 뒤에서 갑자기 꽃을 꺼내는 기술을 연습하는
남학생도 많았다.

회장 서씨는 "해리 포터' 열풍 이후 젊은이들 사이에서 마술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했다. "사람들이 자신의 마술을 보고 눈속임인줄 다
알면서도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해요. 그 기분을 한번
경험하고 나면 어려운 마술을 왜 배우려고 하는지 알게 되죠."

그는 "혼자 하면 절대 안 늘어요. 테크닉만 알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마술은 연출력이 80%거든요. 남이 하는 것을 보거나, 누가 날
봐주는 것도 다 공부가 되죠."

서씨처럼 마술의 매력에 빠져 아예 '프로'로 나서는 회원들도 있다.
취미로 마술을 시작했던 강병수(20·홍익대 마술동아리 전 회장)씨는
"마술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며 1년 휴학하고 바에서 '아르바이트'로
마술을 하고 있다. 장래 교사가 될 교육대학 학생들 중엔 "아이들
다루는 데도 도움이 되고, 특활반을 만들기 좋을 것 같다"는 실용적인
이유로 마술을 배우는 경우도 있다. 삼척대 대표였던 홍세정씨는 졸업 후
아예 마술카페 매니저로 '취직'했다.

회원들은 "모자에서 비둘기 나오는 뻔하고 촌스러운 마술은 지겹다"며
"신세대답게 참신한 마술을 연마하고 싶다"고 밝혔다. 간단한 마술
몇가지만 할줄 알아도 MT같은 모임에 가서 사람들과 쉽게 친해질수
있다고 이들은 말한다. 한 회원은 "노래나 춤에 자신 없다면 마술을
한번 배워보세요. 해리 포터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