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안성기, 총무 박중훈, 회원 한석규, 정준호, 이성재, 김승우 등등…
국내 최고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 조직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잘생긴 사람들 모임이라기엔 조금 의심(?)스럽고 재밌는 사람들
모임이라기엔 몇 명의 진지맨이 눈에 들어온다. 골프를 즐기는 영화인
모임 '악'(AOG/Actor Of Golf)이란다.
자기가 출연한 영화조차 으슥한 자동차 극장에 가서 보거나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영화 시작 후에야 극장에 들어간다는 이들에겐 자유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맙고 반가운 게 팬이니, 밥 먹다가도
해줘야하는게 사인이지만 가끔은 30분에 먹을 밥을 한시간 동안 먹는
이들이 '자기들끼리' 모여 스트레스 푸는 모임이 적잖다는 건 오히려
당연한 일이겠다.
●유유상종, 맘 맞고 취향 같은 사람들의 모임
거울 속 자신의 미모에 쓰러진다는 공주병 여자 연예인 모임이
'자뻑클럽'이다. 이미 본인들의 활발한 홍보전에 힘입어 많이 알려져
있는 이 모임의 '조직원'은 최진실, 이소라, 고소영, 이승연등 공인된
미녀들이다. '술 잘먹는다'고 당당하게 밝힌 이영자, 홍진경, 정선희,
이소라, 최진실이 소속된 모임도 지속적인 우정을 자랑하며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40대 이상 감독들이 모인 곳은 '오영감'. '오늘의 영화 감독'을 줄인
말로, 강우석, 장선우, 박광수, 김영빈, 정지영 등 한국 영화의 한획을
긋는 작품을 연출한 중견 감독들이 모인다. 김상진, 김성수, 이현승,
박기형등 30대 젊은 감독들이 속해있는 '디렉터스 컷'이라는 또 다른
감독 모임은 연말이면 시상식도 열고 활발하게 움직인다. 요즘엔 감독 겸
제작자가 많지만 적어도 이 모임에서만큼은 오로지 감독의 입장에서
편안하게 술이라도 한잔 나누는 편안함을 기대한단다. 현장에서 감독이
가지는 고독은 감독 밖에 알 수 없으니 아마도 이런 감독들의 모임에선
제작자가 모르는 비밀 얘기가 많이 오고 갈 것 같기도 하다.
●그들도 운동을 즐길 권리가 있다?
1년 365일 군살과의 전쟁을 벌이는 것이 배우들이지만, 좋아하는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싶어하는 운동모임도 꽤 있다. 박신양, 정우성,
주진모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설레는 탄탄한 남자들이 시간만 나면
유니폼을 입고 폼나게 피칭 실력을 자랑한단다. 이름하야 'a
team'.사회인 야구단에 등록 되어있고 뛰어난 실력까지 겸비했다.
영화감독이 안되었으면 축구선수가 되었을 정도로 축구의 달인이라는
이민용 감독을 주축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영화인 축구팀도 틈틈히 녹색의
잔디 위를 달린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아 김상진 감독이 만든
'토마토' 야구단도 한때는 그 실력을 뽐내며 주말마다 고등학교
운동장을 전세 냈었다. 몇년전 '간첩 리철진'스텝들과 싸워 이긴
전적도 있는데, 아마추어 이상의 실력인 장진 감독은 아직도 그때 패한
괴거를 치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영화인들의 각종 체육모임들은 친목도모가 많아 상대방 '사우나
시켜주기' 시합이 주로 였지만 언제나 패한 자들은 두고두고 변명과
이유가 많다. '음료수 일절 및 발 마사지 옵션'이 붙으면 더 치열해
지겠지?
●잘생긴 남자들의 술사랑
공인이라는 조심스러움에 빡빡한 스케쥴로 시달리는 연예인들은 즐기기
위한 편안한 술자리를 자주 만들어 스트레스를 푼다. 인터뷰 때마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우정을 자랑하는 장동건, 정준호, 박철, 한재석등은
바쁜 와중에도 자주 모여 술을 놓고 의리를 다진다는데, 아마도 그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고 있으면 후광이 번쩍번쩍해 따로 조명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얼굴도 잘생겼고 모두다 가수 뺨치게 노래도
잘한다고 하니 언젠가 음반이라도 하나 나오는 거 아닐까?
술을 잘 못 마시는 김지운 감독과 유승완 감독, 유지태는 차한잔을
사이에 두고도 긴긴밤을 엄청난 아이디어 수다를 떨 수 있다고 한다.
유감독은 동료 감독들과 영화 품평 모임도 갖고 있다. 그런가하면,
흰돌과 검은돌을 두고 5000원 따먹기로 '의 상했다, 의기 투합했다'를
반복하는 바둑판 위의 신사들도 있다. 조감독 출신인 김상진 감독이
끝까지 이기겠다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위아래도 없는 바둑' 때문에 열
받는다는 강우석 감독도 바둑 매니아의 대표선수다.
이렇듯 취향도 가지가지, 기호도 각양각색인 영화인들의 수많은 사조직은
그들을 하나로 묶는 또다른 힘을 발휘하기도 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잠시
쉬고 갈수 있는 여유를 주기도 한다. 한국 영화 최고의 전성기를
만들어낸 이들이 2002년에도 열심히들 만나 더 신나게 놀면서더 멋진
영화들 많이 내놓을 거란 기대를 해본다.
( 정승혜ㆍ씨네월드 이사ㆍ영화카피라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