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 프로야구판은 대개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특정팀에 '악재'가 발생하면 나머지 팀들은 속으로 웃게 되고, 같은 팀내에서라도 포지션 경쟁을 하는 입장이라면 동료가 바로 '적'이다.

이런 마당에 현대 투수 위재영(30)은 요즘 하와이 전지훈련장에서 '남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라고 톤을 높이며 한 동료를 거들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올해초 현대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선수 다리오 베라스(29ㆍ도미니카공화국)가 위재영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주인공. 위재영은 연습때 베라스의 파트너를 자청해 그의 공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타자들의 특성을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무슨 특별한 인연이라도 있는 걸까? 그런 건 없다. 자신이 올해 흔들림 없이 선발 보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 마무리로 낙점된 베라스가 잘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마무리를 맡았던 위재영은 올해 코칭스태프에게 거의 '생떼'를 쓰다시피해서 선발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김재박 감독은 위재영의 선발전환 요청에 고민고민하다 'OK' 사인을 내고 베라스를 마무리로 선택했다. 하지만 국내무대에서 외국인선수가 마무리로 성공한 예가 드물고, 베라스의 구질도 아직 맘에 쏙 들지않아 시즌중이라도 여차하면 위재영의 마무리 재발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

어떻게 해서든지 올시즌을 기점으로 선발투수로 자리를 굳히고 싶은 위재영도 이런 팀내 사정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자나깨나 "베라스가 잘 돼야 할텐데…"를 읊조리고 있는 것이다.

"베라스의 공이 단조롭고 컨트롤도 잘 되지않아 걱정"이라는 위재영. 베라스는 위재영의 이런 애타는 마음을 알고있을까? < 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