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전을 앞두고 스페인 라망가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차두리.


"어려서부터 꿈꿔온 월드컵 무대입니다. 꼭 주전으로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1일(한국시각) 스페인 라망가 하얏트리젠시호텔 축구구장. 대표팀
동료들과 훈련을 하는 차두리(22·고려대)는 밝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히딩크 감독의 독일어 '지시'를 이동국 이천수 등 동료들에게
전달하랴, 자신도 훈련하랴 여념이 없었다. 빠른 스피드와 껑충껑충
내딛는 모양새가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아버지(차범근 전
국가대표감독)를 빼닮았다.

차두리는 "스트라이커가 A매치 8경기 출전에 1골도 뽑지 못했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며 "13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반드시 A매치 데뷔골을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10월 대표팀에 발탁된 차두리는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주목받았지만 골
결정력은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아버지 차범근 전 감독도 골드컵 이후
"남들이 만들어주는 골을 넣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스트라이커가 될 수
없다"며 "스스로 찬스를 만들어 골을 뽑아내는 능력을 키우라"고
주문했다.

차두리는 다소 침체에 빠진 팀 분위기를 바꿔 놓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결승골을 넣어 승리의 주역이 되겠다는 각오다. 북중미 골드컵에서
승부차기 승을 빼고 나면 1무3패. 이후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도
패배하며 3연패의 나락에 빠진 히딩크사단으로서는 튀니지전에서 또 패할
경우 '국민 여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차두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경사를 맞이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4년 뒤에는 아버지는 감독으로, 나는 선수로 독일 월드컵
무대에 나란히 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차두리는 "독일은 내가
태어난 곳이자 아버지가 축구 선수로서 화려한 시절을 보낸 곳"이라며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이탈리아 대표로 출전한 말디니 감독 부자처럼
함께 출전해 한국축구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 라망가(스페인)=조정훈기자 donjua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