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법상의 수사시한(3월 25일)을 10여일 앞둔 차정일(車正一) 특검팀은 이용호(李容湖)씨의 금감원과 국세청 등 정·관계 로비 의혹 규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잠적했던 정상교(40·레이디가구 대주주)씨와 김명호(37·KEP전자 이사)씨 등 이용호씨의 정·관계 로비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이 최근 잇따라 검거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특검팀은 우선 금감원 내 이씨 비호의 핵심인물로 지목됐던 김영재(金暎宰) 전 부원장보의 금품수수 혐의를 잡아냈다. 김씨는 돈 받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특검팀은 ‘금품 전달자’로 알려진 H증권 안모 사장 조사를 통해 김씨를 추궁할 단서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 사장은 이용호씨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사건 등과 관련해서도 금감원에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이씨의 자금관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정상교씨가 이용호씨로부터 2억원의 로비자금을 받은 혐의도 잡아냈다. 특검팀은 정씨가 이 돈을 KEP전자·인터피온·삼애인더스 등 이용호씨 계열사의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한 주가조작 과정에서 증권사 및 은행 등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는 “그 돈은 내가 다 착복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관계자는 “조만간 털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또 이용호씨를 안정남(安正男) 전 국세청장에게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세무사 오모(65)씨의 행방을 쫓고 있고, 이용호씨 동서인 김명호 이사를 통한 마포세무서 관계자들에 대한 뇌물공여 여부도 수사 중이다. 김 이사와 세무서 관계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용호씨가 김 이사에게 ‘로비자금조’로 1000만원을 준 정황 등으로 미뤄 조만간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