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검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는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고문의
불법자금 고백이 '뜨거운 감자'였다.
검찰과 선관위는 김 고문이 2000년 경선 당시 받은 2억4000만원을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것이 정치자금법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는 데에는
별 이견이 없는 듯했다. 그러나 수사 또는 고발 문제를 놓고는 서로
떠넘기는 모습이었다.
검찰은 "일단 선관위의 움직임을 지켜보자"며 "관련 자료가 선관위에
있기 때문에 검찰이 먼저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그러면서 "민주당 경선절차가 끝난 후 사실 조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면 선관위는 "검찰이 범법사실을
우리와 똑같이 인지했으므로 고발이 필요 없는 것 아니냐"며 "우리는
김 고문을 고발할 생각이 없으며, 검찰이 수사할 의지가 있으면 착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과 선관위가 이처럼 공을 상대측에 떠넘기며 소극적인 자세로 나오는
것은 김 고문에 대한 고발이나 수사가 여당의 다른 대선후보 경선
주자들에게로 확대되면서 커다란 파장이 일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검찰 관계자는 "정치자금에서 자유로운 정치인이 없는
상황에서, 김 고문에 대해 수사를 할 경우 2000년 여당 최고위원 경선에
나섰던 다른 정치인이나, 야당 의원들에게까지 불똥이 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법조계의 한 인사는 "정치자금법이 현실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나 선관위의 고민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정치적인 판단을 하기 시작하면 정치자금법은 존재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