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량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것인가?


먼저 주식(主食)인 쌀 수급(需給)에 대해선 '걱정 없다'는 예측이
우세하다. 미래의 식량 문제는 인구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남한 인구는 2023년 5068만명(2000년 대비 7.8% 증가)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2000년 우리나라 쌀 생산량은
529만t으로 자급률 103.5%를 기록했다. 2001년엔 4.2% 증가한 552만t을
생산했다. 쌀 생산이 이런 추세로 증가하고, 2020년 인구가 현재보다 10%
이상 늘지 않는다면 쌀 자급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잦은 기상이변과 경지면적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1980년 냉해로 36%의 쌀 생산량 감소를 경험했다. 93년에도
9%의 감수(減收)를 겪었다. 벼농사 경지 면적도 2020년엔 현재보다 15%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북한과 중국의 식량 문제도 중요한 변수다. 북한은 2000년에만 175만t의
쌀이 모자랐다. 이는 남한 총 생산량의 33%에 해당하는 규모. 통일이 될
경우 한반도의 식량 문제는 결코 쉽게 생각할 사안이 아니다.

중국은 현재 자포니카 쌀을 대량으로 한국에 수출하는 식량 수출국이다.
그러나 경제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2004년이면 중국도 식량 수입국이 될
전망이다. 중국의 작황이 10%만 감소해도 전세계 쌀 유통량보다 더 많은
쌀을 수입해야 한다.

쌀 이외의 곡물은 현재 자급률이 31%밖에 안 된다. 즉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하고 있는 만큼 세계 식량문제에서 우리나라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유엔식량기구(FAO)는 현재 약 60억명의 세계 인구 가운데 8억명 이상이
기아(飢餓)에 신음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굶주리는
것은 인구가 식량 생산보다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식량의
분배가 공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20억t
내외의 곡물은 60억 인구를 먹여 살리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식량 생산이 증가하지 않는 상태에서 인구만 늘어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2020년엔 세계 인구가 75억명으로 현재보다 25% 이상 불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적인 식량난을 해소하는 열쇠는
농업생산력 제고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전통적인 교배 육종(育種)법에
의한 곡물 생산성은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생명과학 발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유전자조작
농산물(GMO)의 인체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지만,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한 신품종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명과학도 인체에 흡수되는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을 인공으로
합성하기는 어렵다.

( 도움말=최양도 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