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정월, 시어머니와 며느리들이 그해 쓸 장을 담그느라 부산하던
풍경은 추억이 된 지 오래다. 장 담그는 법을 가르쳐 줄 시어머니도 이젠
찾기 힘들어졌다.

포항시 북구 기북면 오덕리 일대 농가들은 인스턴트 간장·된장을
쇼핑백에 담는데 익숙한 젊은 주부들을 위해 2일 '전통 장 담그기
체험행사'를 연다. 전통 방식 그대로 직접 장을 담그고 제대로 만든
메주·간장·된장을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아파트 생활로 장독을
관리하기 힘든 주부들에게는 직접 담근 장을 보관할 수 있도록 장독을
빌려주고 1년간 대신 관리해준다.

작년부터 이 행사를 시작한 주민들은 지난 동짓달 마을에서 생산한 콩을
장작불 가마솥에 삶아 메주를 빚고 겨우내 말렸다. 기북면은 깨끗한 물과
공기를 자랑하는 청정마을로 햇볕이 풍부해 장 맛 내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몇해 전부터 전통 방식으로 쑨 메주와 간장·된장을
도시민들과 직거래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집 마당에 회원들의 장독대 250여개가 빽빽히 들어서 있는
홍명자(여·57)씨는 "마을 주부들이 모여 전통 장을 담그고 도시
주부들과 직거래를 해 부수입을 거두고 있다"며 "작년부터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장담그기 체험 행사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
참가한 도시 주부들은 "농촌의 친척들에게 해마다 된장·간장을 부탁해
먹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도 많다"며 "만드는 과정과 재료를 눈으로
보고 참여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다.

참가비는 메주 5되 기준 9만원이다. 메주 5되로 장을 담그면 45일 후
간장 5ℓ정도를 가져갈 수 있고, 2달쯤 더 숙성하면 제대로 익은 된장
16㎏ 정도를 얻을 수 있다. 따로 구입할 경우는 된장·고추장이 각각
㎏당 6000원, 1만원이고 간장이 1.8ℓ에 1만원선이다.☎(054)243-5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