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벌어진 평가전 결과. 미국은 상승세를 보여 하락세를 보인 한국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박지성(오른쪽)이 지난 1월 북중미월드컵 조별예선 미국전서 헤이덕과 치열하게 공을 다투고 있는 장면.

월드컵 개막이 9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본선 진출국들의 행보는 사뭇 다르다. 월드컵 본선에 대비, 차분하게 전력을 다듬는 데 성공한 나라가 있는가하면 전력 보강에 애로를 겪는 나라도 있다. 각종 평가전서 나타난 본선 진출국들의 2월 성적표를 공개한다.

◆상한가

미국, 카메룬, 세네갈이 '2월 대박'의 주인공들이다.

미국은 골드컵에서 강호들을 연달아 꺾고 우승을 차지, FIFA랭킹 13위에 오를 정도로 전력이 급상승했다.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0대1로 지기는 했지만 경기내내 잘 짜인 조직력을 선보이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부상 선수들이 속속 컴백해 좋은 분위기다.

카메룬과 세네갈은 2002아프리카네이션스컵서 두각을 나타냈다. 전통의 강국 카메룬은 네이션스컵 전경기에서 한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수비로 우승을 차지했고, 세네갈은 아프리카 축구의 양대산맥 중의 하나인 나이지리아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준우승했다.

◆상승종목

프랑스, 독일, 폴란드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세계 최강 프랑스는 루마니아와의 평가전서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2대1로 승리했다. 특히 빅리그에서 뛰는 앙리, 트레제게, 윌토르 등의 공격진이 상당히 위력적이다. 변수는 지단의 부상. 최근 지단은 잔부상에 시달리며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에 결장하는 횟수가 잦다.

독일도 이스라엘과의 평가전서 '게르만 전차'의 위용을 드러냈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클로세를 비롯, 주전들의 활발한 공격으로 7대1 대승, 월드컵에서의 전망을 밝게 했다. 펠러 감독이 아끼는 다이슬러가 부상에서 언제 회복하느냐에 따라 팀의 분위기가 변할 듯.

폴란드는 히딩크 감독이 말한 '종잡을 수 없는(tricky)' 팀에서 강팀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주전들이 대거 출전한 북아일랜드전서 카우즈니를 중심으로 한 막강한 공격을 선보인 바 있다. 톱클래스 골키퍼 두덱의 결장이 다소 아쉬운 상황.

이밖에 벨기에, 아일랜드, 우루과이, 코스타리카도 별다른 부상 선수 없이 평가전을 승리로 이끌어 좋은 분위기다.

◆하락종목

한국,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잉글랜드를 포함한 9개국이 해당된다.

한국은 골드컵 4위, 우루과이와의 평가전 패배 등 졸전을 펼쳤으며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상태다.

포르투갈은 '공격의 쌍두마차' 피구, 루이 코스타가 부상한 데 이어, 주전 골키퍼 킴이 금지 약물복용으로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하다. 게다가 스페인과의 평가전 후반전에서는 거의 밀리는 경기를 펼쳐 강력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주전 수비수 말디니와 네스타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수비진에 빨간불이 켜 졌다. 미국의 평가전에서 1대0으로 승리를 거두기는 했으나 만족스런 경기를 보여주질 못했다. 선수층이 두터워 말디니, 네스타의 공백이 커 보이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죽음의 조' F조에 속한 아르헨티나도 공수의 주축 바티스투타와 비바스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특히 비바스는 월드컵 출전도 힘들 전망이어서 수비진에 비상이 걸렸다. FIFA랭킹 100위밖의 웨일스와의 평가전서도 1대1로 겨우 비기는 수모를 겪었다. 최근 혼란한 국내 상황도 팀 전력 약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잉글랜드도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1대1로 힘겹게 비겨 당당한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게다가 팀의 두 주역 베컴과 오언이 부상으로 최근 결장하는 빈도가 높아 걱정이다.

이밖에 공수의 주역인 안데르손과 라르손이 부상중인 스웨덴을 비롯, 평가전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보여준 사우디, 멕시코, 러시아도 전력 향상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하한가

중국, 남아공, 슬로베니아는 '이보다 더 나쁠수는 없다'고 외치는 상황.

중국은 칼스버그컵서 약체 홍콩에 패하는 등 졸전을 거듭, 꼴찌를 기록했으며 최근 밀루티노비치 감독의 입원 및 중국축구협회와의 갈등으로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

슬로베니아도 칼스버그컵서 월드컵 본선에도 진출하지 못한 온두라스에게 1대5로 대패하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남아공은 2002아프리카 네이션스컵 8강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조별리그에서 약체로 평가된 가나와 부르키나파소와의 경기에서조차 한골도 못 넣는 등 심각한 공격력 부재를 드러냈다.

◆보합세

스페인, 브라질 등 10개국이 해당된다.

스페인은 포르투갈과의 평가전에서 선전했으나 라울의 부상, 과르디올라의 금지약물복용으로 뒤숭숭하다.

브라질도 2월 평가전서 2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상대가 사우디, 볼리비아 등 약체여서 정확한 평가는 어렵다. 게다가 선수선발을 둘러싼 잡음과 호나우두의 반복되는 부상이 악재다.

이외에 일본, 튀니지, 에콰도르, 터키 등은 별다른 평가전이 없이 내실을 다지고 있어 전력을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 스포츠조선 김태근 기자 amic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