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와 아태재단 전(前)이사 등 핵심측근들이
'게이트 '비리와 관련해 구속된 데 이어 이번엔 처남이 또 다른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대체 이 부패사슬의 끝이 어디인지,
대통령은 언제까지 자신을 둘러싼 구름 같은 의혹들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할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이성호씨가 한 불순한 벤처기업의 투자 유치작전에 단순히
이용만 당한 것인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개입해 대가를 챙겼는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사실이 무엇이건 우리는
대통령가(家)의 일원으로서 그가 행한 처신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기술력도, 사업전망도 전혀 검증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의 투자놀음에
발을 담근것 자체가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다. 결과적으로 이 회사는
사업보고서에서부터 이후 마케팅과 회사운영에 이르기까지 선의의
투자자들을 철저히 속인 전형적인 벤처사기 업체로 드러나고 있다.
이씨는 "알고 지내던 후배가 도와달라고 해서 격려사를
해줬을 뿐 이후 회사의 운영에 일절 간여한 바 없다 "고 해명하고
있지만 만약 그렇다면 그건 더 무책임한 일이다. 무엇보다 한심한 것은
그 자리에 줄줄이 달려나가 결과적으로 벤처사기극의 들러리를 서준
면면들의 행태다.
국무총리 비서실장, 장관, 국회의원들이 다투어 이씨 주변에
도열해 기념사진 찍기에 바빴다. 어떤 이는 '형님 '운운하는
축사까지 했다. 아무리 대통령의 처남이라지만 이씨의 부탁 한마디에
만사 제치고 달려간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아직도 앞길이 까마득한
한국 '지도층 '의 수준을 읽는다.
당연한 얘기지만 수사당국은 사건의 전모와 이씨의 연루 정도를
뒷말이 없도록 밝혀내야 한다. 이 회사의 그간 행적이 이미 상당히
드러나 있는 만큼 의지만 있다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상황이 여기까지 온 이상, 이제는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전담할
특별검사제의 도입도 진지하게 검토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