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두 마샤두 주한 포르투갈 대사가 수원 경기장에서 포르투갈어 통역 자원봉사자들과 손을 잡고 포르투갈과 한국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수원=<a href=mailto:leedh@chosun.com>이덕훈기자 <

## "한국-포르투갈 예선서 맞붙지만 함께 16강 오르길" ##
## 마샤두 대사, 자국어 통역봉사자들 만나 ##

"포르투갈과 한국은 같은 D조에 속해있죠. 승부를 놓고 싸울 수밖에
없지만 두 팀이 모두 선전해서 함께 16강에 진출하기를 기원합니다."

오는 6월 5일 포르투갈과 미국의 D조 예선전이 열리는 수원
월드컵경기장. 경기장 입구에 페르난두 마샤두(52) 주한 포르투갈 대사가
들어서자 포르투갈어 통역 자원봉사를 신청한 20대 젊은이 6명과 경기장
관계자 20여명이 반갑게 맞았다. 전광판에 '마샤두 대사의 수원 경기장
방문을 환영합니다'는 문구가 포르투갈어로 뜨자, 대사는 놀란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대사를 맞이한 젊은이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어 통역을 하겠다고
나선 자원봉사자들. 작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조추첨 결과 발표 뒤,
이들은 포르투갈어 통역 봉사자가 부족하다는 소식에 주저없이 신청했다.
포르투갈 현지공장에서 6년간 일한 경력을 살려 자원봉사를 신청한
삼성전기 류헌(29) 구매팀장이 "월드컵 때 한국을 찾는 포르투갈
관광객들에게 수원의 교통·숙박시설·관광명소를 친절히 알려주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라고 말하자, 대사는 "한국 시민들의 자원봉사 열기가
이렇게 뜨거울 줄 몰랐다"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 포르투갈어과 4학년 조현희(여·23)씨가 "주한 포르투갈
대사로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대사는
"포르투갈은 FIFA 랭킹 4위의 축구 강국이지만, 좋은 경기를 기대하는
관객들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부담감과 책임감도 크다"며 슬쩍
피해갔다.

자원봉사자들과 손을 잡고 경기장을 함께 둘러본 대사는 "한국의
전통적인 건축양식을 잘 살렸다", "관중석을 칠한 붉고 파란 색이
강렬하고 다이나믹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97년 한국 부임 이후
세 차례 수원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는 대사는 "1년 전에도 포르투갈에
계신 아버지를 모시고 수원 화성을 함께 둘러봤다"며 "그때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화성의 멋진 경치가 무척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 경기 때도 아버지께서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한국에 올
예정이며, 포르투갈 예선전 세 경기의 입장권을 모두 구입했다"는
대사의 말에, 자원봉사자들은 "부친의 기억에도 남도록 멋진 자원봉사를
펼쳐 보이겠다"고 답했다.

이날 자원봉사자들과 대사의 대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포르투갈어로만
진행됐다. 대사는 "자원봉사자들의 포르투갈어 솜씨가 능숙하고
훌륭하다"고 말했다.

현재 수원의 포르투갈어 통역 자원봉사자는 모두 16명으로 수백명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포르투갈 관람객을 맞기엔 아직 부족한 상태다.
브라질 교포 출신의 노수진(여·24)씨는 "대사관에서도 월드컵 경기
기간에 관광객을 위해 통역을 도울 수 있겠느냐"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사는 "한국에 와 있는 포르투갈 대학생들에게 수원의 자원봉사자들을
도와주라고 홍보하겠다"고 약속하자, 자원봉사자들은 "우리는 포르투갈
선수들이 신나게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경기장에 포르투갈 음악을
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마샤두 대사는 "성공적인 월드컵을 위해 한국 젊은이들이 직접
자원봉사자로 뛰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며 "이번 대회에서
포르투갈이 우승하면 반드시 집으로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
"포르투갈과 한국의 선전을 함께 기원하자"는 자원봉사자들의 마지막
인사에, 경기장을 떠나던 대사는 "월드컵이 끝나고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나서 포르투갈 포도주를 한잔 하자"고 말했다.


## 마샤두 대사 "포르투갈 경제인들 많이 올것" ##
## 임창열 지사 "문화공연단 오면 적극 돕겠다" ##

"효(孝)의 도시 수원에서 포르투갈이 첫 경기를 치르게 돼 기대가
큽니다."(포르투갈 대사)

"포르투갈 관광객들이 불편 없이 경기를 즐기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경기도지사)

임창열(林昌烈) 경기지사와 페르난두 마샤두 주한 포르투갈 대사가 지난
7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났다. 6월 5일 포르투갈·미국전은
수원에서 열리는 월드컵 첫 경기이자,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경기로
관심이 집중돼 있다. 마샤두 대사는 "98년부터 세 번 수원에 왔다"며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이 있는 수원을 포르투갈에도 널리 알리겠다"며
말을 시작했다.

임 지사는 "현재 포르투갈어 통역 자원봉사자가 16명이지만, 앞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더 많은 자원봉사자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 거주하는 포르투갈 상사원·유학생·대사관 직원
가족들도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주문하자,
대사는 흔쾌히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답했다.

임 지사는 "포르투갈 관련 영상 홍보물을 지역 방송을 통해 선전하고,
포르투갈 문화공연단이 방한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대사는
"포르투갈 현지에서 경제인들이 방한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세부
방문일정을 미리 알려드려 경기도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샤두 대사는 "서울에서 수원으로 내려올 때 필요한 교통편을 안내한
책자가 있느냐"고 묻자, 임 지사는 "포르투갈어로 쓰여진 수원 관광
안내책자를 현재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대사관은
포르투갈어 수원 안내책자를 대사관에서 사전 검토해주고, 포르투갈에
함께 홍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 水原=金成炫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