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엄청난 사회 ·경제적 비용을 초래했던 철도 노사분규가
파업 돌입 50여시간 만인 27일 새벽 타결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온 나라를 뒤흔들어 놓을 정도의 대란을 겪었던 것에 비해
그 결말은 너무나 지엽적이어서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철도파업이라는 극한사태가 벌어졌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이번 파업의 최대 쟁점이었던 민영화 문제에 대해 철도청과 노조측은
"노사는 철도가 국가 주요 공공교통수단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향후 철도산업의 공공적 발전에 공동노력한다 "고 합의했다. 너무나
당연해서 오히려 아무 의미도 없는 이런 합의문을 위해 그 난리를
치렀다는 것인지 한심할 뿐이다.

노조는 민영화의 명분을 양보한 대신 근로조건 개선의 실익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2004년까지 3조2교대 제도입을 완료하고,
각종 수당을 현실화하는 것은 결코 수많은 시민들을 볼모로 삼은
극한투쟁의 명분이 될 수 없다. 또 이런 정도의 처우개선을 미루다
문제를 야기한 철도청의 처사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매번 이런 식의
노·사 또는 노 ·정 간의 쓸데없는 오기(傲氣)싸움의 틈바구니에서
피해를 보고 고통받아야 하는 국민들의 억울함은 어디서 풀어야 한다는
말인가.

이제는 우리 사회도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극한적인 노 ·사 대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번 공기업 연대파업이 그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사전대응의 미흡함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함께
원칙에 따른 사후조치를 반드시 취해야 할 것이다. '이면합의 '를 통해
파업만 끝내면 만사해결이라는 식의 '정도(正道)아닌 편의주의 '의
미봉적 자세는 버려야 한다. 연대파업은 끝났지만 노사관계의
선진화를 위한 모색은 이제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