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일본 출장중에 생긴 일이다. 한국에서 출발하여 도쿄(東京)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니, 다음 행선지로 가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급히 짐을 찾아 간신히 나리타 엑스프레스를 타고 한숨을 돌렸는데, 짐
가방의 바퀴가 부러진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항공기 화물 취급 과정에서
부러진 것 같았다.

당시는 출장중인지라 즉각 연락하지 못하고, 이틀이 지난후 일본공항의
고객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어 상황설명을 했더니, 직원은 "귀국시
담당부서에 들리면 확인 조치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출장지가
많아 호텔을 옮기다 보니 불편한 점도 많았고, 귀국후 이틀후에 다시
해외출장 계획이 있어, 가방을 그대로 둘 수는 없었다.

며칠 뒤 다시 전화를 걸어 무거운 짐을 옮기는 불편함과 다음 해외
출장에 관해 설명했더니, 공항 서비스센터 직원은 "가방을 수취인
부담으로 보내주면 수리가능 여부 등을 확인한 후 불편없이 조치해
주겠다"고 답변했다. 그래서 필요한 짐만 빼고 가방을 보냈다.

귀국하는 날, 공항 담당부서에 들려보니 파손된 내 가방은 비닐에
싸여있고, 그 옆에는 포장도 뜯지않은 새 가방이 놓여있었다. 담당자는
"수리가 불가능하여 동일한 회사의 비슷한 새 가방으로 준비해
놓았으니, 미안하지만 사용해 달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당황했다.
이미 산지 12~13년 된 가방이라 수리 정도 만을 예상했었고 수리가
불가능할 경우 보상액만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전혀 뜻밖이었다.

더욱 놀란 것은 내가 전화로 설명한 내용을 전적으로 믿어 주었다는
점이다. 항공사측에서 운송중의 잘못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파손됐는지
한번쯤 의심해 볼 수도 있을텐데, 그 직원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런
일본공항의 완벽한 서비스에 다음 해외출장길도 즐거웠다.

( 김종철ㆍ50세ㆍ일본통신기㈜ 서울지점장·영등포구 여의도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