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윤 맹활약…‘동네북’서 강호 변신 ##

꽃술이 날고 폭죽이 터졌다. 천안여상 학생 등 관중 1800여명이 환호하는
가운데 김지윤 양희연 셔튼브라운 등 국민은행 선수들과 박광호 감독은
코트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기뻐했다.

지난 98년 여자프로농구가 출범한 이후 만년 하위였던 국민은행이
처음으로 우승이란 고지에 올랐다. 국민은행은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02 뉴국민은행배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경기에서 금호생명에 94대76으로 승리, 16승8패를 기록하면서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국민은행의 낙승이 점쳐지던 이날 경기는 막판까지 예측을 불허하는
'사투'였다. 꼴찌 금호생명은 "국민은행에만 이기면 전구단 승리를
이룬다"며 다부지게 달려들었다. 국민은행 센터 셔튼브라운은 3쿼터에
부상으로 교체됐고, 김지윤은 손등과 어깨 등 할퀴어진 상처 자국에서
피를 흘렸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자신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4쿼터 4분을 남겨놓고
77―76의 접전이 이어졌지만 국민은행은 이후 1위팀의 관록으로 한 점도
허용하지 않고 94대76으로 승리했다. 김지윤은 27득점을 올렸고 김경희는
3점슛 5개 포함, 21득점했다.

국민은행의 이날 승리는 또 패배의식에 대한 승리였다. 전통의 강호
국민은행은 98년 여자프로농구 출범 이후 만년 하위팀으로 전락했다.
선경에서 '유지민(유영주 김지윤 정선민) 트리오'의 한 축으로
여자농구를 호령하다 98년 국민은행으로 온 간판 김지윤은 경기에 지면
너무 분해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패배에도 점차 익숙해져갔고, 스스로
약자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민은행이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2000~2001 겨울리그 때
박광호 감독이 오면서부터. 박 감독은 당시 훈련장으로 쓰던 부천
체육관에 '나는 없다. 오로지 우리만이 존재한다', '나는 해야 한다.
고로 나는 할 수 있다'는 구호를 쓴 현수막을 걸어놓고 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잡았다. 그 덕인지 국민은행은 초반 3연승을 거뒀다. "정말
우리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희미하게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신력만으로는 부족했다. 국민은행은 2000~2001겨울리그와
2001여름리그에서 모두 5위에 그쳤다. 약체인 신생팀 금호생명을
제외한다면 꼴찌. 그래도 변화는 서서히 찾아왔다. 신세계나 삼성생명 등
강팀들과 붙으면 20~30점씩 무기력하게 지던 것이 점차 시소 경기로
변했다. 2001여름리그에서는 4점차 이내로 진 것이 11경기에 이르렀다.
스타 플레이어라곤 김지윤 하나밖에 없던 팀에서, 결정적인 순간에는
서로 공을 미루던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2겨울리그, 국민은행은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