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홍콩·광둥성의 중국인 사업가들은 "(중국인인) 나도 중국시장을
잘 모르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중국경제의 변화가 너무 빠르고, 경쟁
또한 앞날을 예측못할 만큼 치열하기 때문에 하소연 비슷하게 하는
말이다.
광둥성 광저우(廣州)의 의류업체 이모(중국인) 사장은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얘기한다. "5년 전 창고에 불이나 1억위안(한화 155억원선)을
날렸지만 단 2년 만에 고스란히 복구했어요. 그때는 시장이 보였어요.
이윤도 많았고…. 그러나 요즘엔 사무실 임대료조차 부담스러워요.
한마디로 앞이 안보여요."
중국인들조차 모른다는 중국시장이지만 안타깝게도 아직도 중국시장을
쉽게 생각하는 용감한(?) 한국인들이 꽤 많다. 박모 사장은 지난 해
한국에서 인기를 누렸던 '어린이용 외발 자전거(일명 싱싱카)'를
광둥성에서 만들어 팔려고 공장을 지었다. 10만원선에 불과한 값싼
월급에 매력을 느낀 결정이었지만 공장 완공과 동시에 문을 닫아야 했다.
대당 40달러(미화)선이던 가격이 공장을 짓는 4~5개월 사이에
15달러선으로 곤두박질쳐버렸기 때문이다. 돈될 물건이면 금세 알아보고
순식간에 생산해내는 중국인들의 능력을 무시한 결과였다.
요즘 광둥성 선전(深 )에는 일본의 한 중소기업 전용단지가 화제다.
'테크노센터'란 곳인데 한때 등돌리며 경쟁하던 타이완(臺灣) 기업들과
다시 손잡고 이제는 33개 업체 모두 이윤을 내고 있다. 타이완 기업들과
정보교환은 물론 판매까지 협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중국시장을
가장 잘 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더 이상 경쟁력없는 사업을 이전하는 곳이 아니다. 기술력과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고도의 전략, 시장연구 노력 등이 결부돼야 살아
남을 수 있다. '인건비가 싸다'는 식의 '중국 경시(輕視)'는 특히
금물이다.
( 홍콩=李光會특파원 santafe@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