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으로
박근혜(朴槿惠) 부총재를 찾아가 30여분간 단독으로 만나 대선후보
국민경선제에 관한 자신의 양보안을 수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총재는
이어 이부영(李富榮) 부총재와도 만났다. 직접 비주류 설득작업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이 총재는 이날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선거인단을 대의원 1만5000명,
일반당원 1만명, 일반국민 중 모집한 당원 2만5000명 등 5만명으로
구성하고 대통령 선거 후~대통령 취임 전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한다는
양보안을 마련한 뒤, 박 부총재를 찾아갔다. 선거인단 중 일반국민
비율을 50%로 확대한 것은 박 부총재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고,
집단지도체제 조기 도입도 박 부총재 주장에 다가간 것이라, 일응 박
부총재의 '수용'을 기대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한나라당 전당대회
준비기구인 '선택 2002 준비위원회'의 박관용(朴寬用) 위원장으로부터
박 부총재 주장을 거부하는 안(案)을 보고받았으나, "박 부총재의 안을
최대한 수용하는 선에서 마무리하자"며 양보안을 냈다고 한다.
그러나 박 부총재는 "대선 전에 집단지도체지를 도입해야 하며, 당장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와 총재의 중복출마를 금지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 총재의 양보안도 거부했다.
박 부총재는 "이 총재는 일사분란한 지도체제를 갖춰야만 대선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다며 경선참여를 부탁했지만, 이는 정당개혁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서로의 입장차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부총재는 이 총재의 양보안에 대해서도 "당 선준위안을 하루 만에
뒤집은 '제왕적 총재'의 모습"이라고까지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20일 총재단회의와 당무회의를 잇달아 열어 선준위안을 최종
추인할 계획이지만, 박 부총재는 "선약이 있다"며 회의에 불참할 뜻을
내비쳤다.
이 총재측은 "최선을 다해 설득한 만큼 일단은 박 부총재의 태도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부영 부총재 역시 이 총재의 양보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총재는 김덕룡(金德龍) 의원과도 만나자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