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大 이현복교수·김성수사범大 노길용교수 ##
지난 91년부터 추진되던 남북 국어학자 사이의 첫 학술 공동 저작이 올해
6월 세상에 선보이게 된다.
이달 말 정년 퇴임을 준비하는 서울대 이현복(李炫馥·65·언어학)
교수는 18일 각종 책자와 자료가 어지럽게 쌓인 연구실에서 '남·북한
언어비교 연구' 출간을 위한 막바지 정리 작업에 한창이었다. 그는
"11년 전 북한 교수와 바르샤바에서 같이 연구했던 내용을 더 이상 묵혀
둘 순 없어 공동명의의 책을 발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조선일보와의 인연으로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북한 혜산
김성수사범대학의 노길용(盧吉龍·60) 교수와 만나게 된 사연을 밝혔다.
이 교수는 한국교수론 동구권에 최초로 초빙돼 90년 10월부터
바르샤바대학 한국어과에서 강의를 맡고 있었고, 마침 같은 과에
53년부터 북한에서 교수를 파견하고 있었다. 창간 71주년 기사를
준비하던 당시 김현호(金玄浩) 베를린 특파원은 이 교수와 연락이
닿았고, 91년 설날이었던 2월15일 바르샤바의 '평양식당'에서 만난 이
교수와 노 교수는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두 교수의 만남은
3월5일자 창간기념호 종합1면 기사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어 폴란드 교수 2명도 합류, '남·북한 표준화 연구회'를 구성해
발음 차이 등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7월엔 두 교수가 "남북통일의
걸림돌이 될 언어 이질화를 극복하고 표준화하기 위해 공동연구를
추진한다"는 '합의서'를 만들어 서명했다.
하지만 92년 말 이 교수가 서울에 돌아오고, 얼마 후 노 교수도 북한으로
돌아가면서 연락이 끊겼다. 책 내용의 큰 줄기는 완성됐지만 정리 작업이
남아 있어 남북 공동 명의로 출간한다는 '합의서'의 약속을 그동안
지키지 못했다. 이 교수는 "이후 10년 동안 북한에 다녀오는 고위층
인사나 언론인 등을 통해 노 교수와 연락을 하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우선 공동명의로 출간한 후
나중에라도 판권을 나누겠다"고 덧붙였다.
'남·북한 언어비교 연구'는 발음·맞춤법·어휘·문법·표현의 차이를
비교 연구한 50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저작이다. 이 교수는 남·북한간
언어차이가 일어난 원인과 과정에 대한 분석을 보충해 오는 6월 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