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역사학의 대중화를 내걸고 창간된 '한국사시민강좌'(일조각)가
창간 15돌을 맞는다.대중 학술지로는 드물게 연 2회 발행을 준수하면서
고정 독자층을 확보해온 '시민강좌'는 원로학자 이기백(78) 서강대
명예교수가 책임편집을 맡고, 유영익(연세대) 민현구(고려대)
이기동(동국대) 이태진(서울대) 홍승기(서강대) 교수 등 국사학계
중견교수들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민강좌'는 발간 때마다 논쟁적인 특집을 통해 학계에 적잖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식민주의사관 비판'(1집) '임나일본부설 비판'(11집)
처럼 기존 연구흐름에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하는가 하면 '부정축재의
사회사'(22집) '한국인의 해외이주, 그 애환의 역사'(28집)
'한국사상의 분열과 통일'(5집)처럼 당대의 이슈에 대한 학계 대응을
순발력있게 보여주기도 했다.

창간 15돌을 맞아 발간된 30집은 '정신적 유산을 남긴 사람들'이란
주제아래 평강공주, 김유신, 서희, 허준, 박지원, 안중근 등 역사인물
22명을 조명한 특집을 꾸몄다. 특히 안중근을 다룬 이태진 교수는 "당시
일본 정부는 서양 언론을 상대로 한국민이 일본 통치를 원한다고
선전했기 때문에 안중근의 배후세력을 은폐하고, 사건을 축소했다"면서
"안중근은 개인 자격이 아니라 대한국 의병조직의 참모중장 자격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의 항일 전과로
봐야한다"며 '시각교정'을 촉구한다.

이기백 교수는 머리말에서 "거짓말쟁이, 사기꾼, 협잡꾼 등 우리가
동원할 수있는 고약한 낱말들을 모두 사용해서 표현해도 모자랄 사람들이
스스로 지도자라고 하며 날뛰는 세상이 되었다"고 시류를 정면
비판하면서 "이 혼탁속에서 눈맑고 가슴맑은 사람을 그리워하며, 우리가
본받을 만한 정신적 유산을 남긴 역사적 인물을 생각하는 특집을
꾸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