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개조 공사가 한참 진행중인 지난해 7월말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클럽하우스 앞 모습.그린의 잔디를 걷어낸 가운데 1번홀 티박스(가운데 네모난 부분)를 뒤로 물리고 연습 그린을 확장하는 것이 눈에 띈다.

프로골프 선수들의 드라이브샷 거리가 늘어나고 어프로치샷의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골프장들도 그들의 '버디행진'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메이저대회를 치르거나 유치하려는 '명문' 골프클럽들은
"파4홀을 드라이버와 웨지로 공략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코스
길이를 더 늘리고 벙커와 해저드를 더 어렵게 하는 리노베이션을 속속
진행하고 있다.

18일 끝난 PGA투어 닛산오픈 코스인 LA 리비에라CC는 60년 전 홍수
피해를 본 코스를 원래의 디자인으로 돌려 놓으면서 전체 거리를 100야드
이상 늘렸다. 벙커나 해저드 등이 드라이브 거리 내에 위치, 위험요소가
되게 하기 위해서다. 지난주 뷰익인비테이셔널을 치른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골프클럽도 330만달러를 들여 사우스코스를 리노베이션, 전체
길이를 7055야드에서 무려 500야드 이상 늘어난 7568야드로 만들었다.
모든 홀의 티박스와 벙커, 그린을 새로 손봤을 정도다.

PGA투어 선수들의 드라이브 평균거리는 80년(254.9야드)부터
95년(263.6야드)까지 15년간 겨우 6.7야드 늘어난 반면 그 이후
지난해(279.4야드)까지 무려 15.8야드가 늘었다. 첨단소재의 드라이버와
골프볼이 직접 원인이다.

코스 리노베이션과 관련해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역시 마스터스 코스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다. 1934년 첫 마스터스 이후 사소한 코스
보완을 거듭했던 오거스타 내셔널은 타이거 우즈(27)가 16언더파로 두
번째 우승한 2001 마스터스 직후 코스 개조에 착수, 최근 완성했다. 고친
코스에서 플레이한 우즈도 "언더파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공사 시작 단계부터 골프계의 관심을 끌었던 오거스타 내셔널은 파5홀 두
개와 파4홀 일곱 개에 큰 변화를 주었고, 전체 거리도 6985야드에서
285야드 늘어난 7270야드가 됐다.

1번홀(파4·435야드)은 티박스가 20야드 이상 뒤로 물러나고 페어웨이
벙커는 그린 쪽으로 더 확장됐다. 티샷으로 벙커를 넘기려면 300야드는
날려야 한다. 특히 18번홀(파4·465야드)은 티박스가 무려 60야드 뒤로
물러났고 티샷이 떨어지는 지점의 페어웨이 벙커는 면적이 10% 이상
커졌다. 티샷을 320야드(런 제외)는 날려야 벙커를 넘길 수 있다. 오른쪽
도그레그홀이면서 오르막인 이 홀에서 티샷이 짧으면 200야드 가까운
세컨드샷으로 그린을 노려야 하는 부담이 크다. 페어웨이 벙커 왼쪽에는
나무를 더 심어 세컨드샷 지점을 아주 좁혀 놓았다. 2001 마스터스에서
우즈는 드라이브샷으로 벙커를 훌쩍 넘긴 뒤 75야드 남기고 샌드웨지로
온그린, 버디를 잡으며 우승했다. 2002 마스터스는 이 홀에서 어떤
드라마를 연출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