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브래드버리 어부지리로 행운의 金메달 ##

심판의 모호한 판정에 한국의 세 번째 메달이 증발해버렸다.

17일(한국시각) 제19회 동계올림픽 쇼트트랙경기가 열린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아이스센터. 불행은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시작됐다.
금메달 후보 김동성(고려대)은 스타트부터 앞장서서 레이스를 주도했다.
하지만 두 바퀴를 남기고 스티븐 브래드버리(호주)와 리지아준(중국)이
앞으로 치고나왔다. 3위면 탈락. 김동성이 반 바퀴 정도 남기고
리지아준을 안쪽에서부터 완전히 따돌렸다. 그러나 그 순간 리지아준의
왼쪽 손이 김동성의 오른쪽 무릎을 잡아당겼다. 균형을 잃은 김동성이
빙판 바깥 쪽으로 쓸려나갔다. 명백한 반칙이었다. 리지아준도
피니시라인을 앞두고 캐나다선수와 같이 넘어졌다. 하지만
심판(호주·노르웨이·미국)들은 제대로 골인한 데라오 사토루(일본)의
실격과 함께 브래드버리와 리지아준의 결승진출을 선언했다.

어쨌든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어수선한 가운데 여자 500m준결승이
열렸다. 여기선 스타트 불안과 경험부족이 문제였다. 최은경은
스타트부터 맨뒤로 처졌고, 주민진은 첫 코너에서 넘어져버렸다.
감정표현이 없는 전명규 감독도 그 순간에는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 남은 남자 1000m결승. 준결승서 아폴로 안톤에 이어 2위로 진출한
안현수(신목고 1년)는 가냘픈 체구에도 불구, 빠른 스피드와 코너워크로
메달에 다가갔다. 그러나 골인지점 앞 마지막 코너에서 오노와 몸싸움을
펼치던 리지아준이 넘어졌고, 오노의 손이 안현수를 건드리며 그 역시
오노와 매튜 털코트(호주)와 함께 얼음판을 뒹굴었다. 맨뒤에 있던
브래드버리가 엉겁결에 호주에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긴 영웅이
되어버렸고, 일어나 결승선을 지난 오노와 털코트가 2·3위가 됐다.
4관왕을 노린다던 오노도 결국 리지아준의 반칙에 희생양이 된 셈이었다.

전명규 감독은 "심판판정에 제소할 생각이 없다.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는데 오늘은 후자다. 안현수가 막판 스퍼트를 더했더라면 메달을
딸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 김동성의 대를 이을 재목을 발견한 것으로
만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