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7일 오후 3시45분 도쿄 시내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하네다공항에 전용기편으로 도착했다.
차가운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로라 여사의 손을 잡고 트랩에 모습을
드러낸 부시 대통령은 가와구치 요리코 일본 외상의 영접을
받은 뒤, 공개 행사 없이 바로 주일 미 대사관으로 향했다.
부시 대통령은 출발 직전 워싱턴에서 한·중·일 3국 언론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를 '친구'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표시했고, 이번 일정에서도 메이지 신궁
참배 등 '일본색'을 많이 가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부시 방문을 맞아 17일 경찰 병력 1만8000여명으로 총동원
비상경계 태세를 취했다. 도쿄 아카사카의 미국 대사관 주변에는
초소 7개가 만들어져 모든 출입 차량의 트렁크와 바닥을 조사하는 철저한
검문이 펼쳐졌다. 부시 대통령이 도착한 하네다 공항 역시 이중삼중의
경호벽이 쳐졌고, 모든 쓰레기통이 폐쇄됐다. 도쿄 중심가 도로변 주차장
역시 모두 폐쇄됐고 길목마다 경찰이 배치됐으며 시내를 지나는
고속도로는 부시 대통령이 지나는 시간 동안 통제됐다. 미국 대사관 주변
등 시내 몇 곳에서는 미국의 핵 실험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교토 의정서
비준 거부 등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산발적인 시위도 있었으나, 충돌은
없었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저녁에는 주일 미국대사관 직원들과의 만남 등 내부
행사만 갖고, 18일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그 중 주목되는 것이
'이자카야'에서 고이즈미 총리 등과 가질 18일 비공식 만찬.
이자카야는 한국의 선술집 정도에 해당하는 서민적인 술집이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16일 알래스카주 엘멘도르프 공군기지에
기착했다. 부시는 수백명의 군 장병들이 "미국, 미국"을 외치며
환영하는 가운데 거대한 성조기가 걸린 전투기 격납고에서 연설했다.
부시 대통령은 '악과의 전쟁'에 동참하기 위한 국민적 단합과 결속,
그리고 애국심과 군사력 증강, 경제회복을 위한 의회와 국민적 지지를
당부했다.
연설을 마친 부시 대통령은 공화당 알래스카주 지부가 주최한 40만달러
상당의 후원금 모금 행사에도 참석했다.
( 동경=권대열특파원 dykwo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