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시내 40여개 대학들이 지난 5일까지 합격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서울대 등록률이 86.6%로 서울대 입시사상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등록자의 상당수가 타 대학 의대·한의대나 포항공대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자연대와 공대에서 대량 미등록 사태가 발생하는 등 ‘간판’보다 ‘실리’릍 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음을 보여줬다. 이런 현상은 연세대 자연계열과 공대 등 다른 대학에서도 비슷했으며, 이에 따라 서울대 등의 추가 등록에 따른 대학간 연쇄 이동이 대규모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6일 “정시모집 1차 등록 마감 결과 일반 전형 합격자 2978명 중 2579명(86.6%)이 등록, 399명(13.4%)의 미등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등록률은 2000년 91.5%, 2001년 92.5% 등 예년에 비해 훨씬 낮은 수치이다. 미등록자 399명 중 87%인 348명은 공대 및 자연계열 등 이공계 합격자들이었다. 등록률은 공대 81.7%를 비롯, 자연대 81.9%, 농생대 자연계 71.3%, 약대 63.6% 등이었다.
서울대 자연대 박성현 학장은 “서울대 공대와 지방의 한의대에 중복 합격할 경우 졸업 뒤 취업이 잘 되는 지방의 한의대를 가겠다는 학생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대신 포항공대를 선택한 서울대 합격자도 50여명에 이르렀다.
반면, 합격자의 85%가 서울대에 중복 합격, 대규모 이탈이 예상됐던 고려대 의대의 경우는 85.9%의 높은 등록률을 보였다. 특히 중복 합격자들이 많이 몰린 경희대 의예과(93.8%)와 한의예과(93.3%), 치의예과(88.1%)는 예년보다 훨씬 높은 등록률을 보였다. 지난해 경희대 이들 학과의 1차 등록률은 60~70%대에 불과했다.
서울대 건축학과 등록을 포기하고 연세대 치의대에 등록한 신한얼(19·대전 대덕고)군은 “두 군데 모두 합격한 뒤 대학이냐 학과냐를 두고 고민했지만, 장래가 좀더 보장될 것 같아 치의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대졸 취업난 등의 영향으로 「간판」보다 졸업 후 진로가 대학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자연계열과 공대의 등록률도 작년 72.2%보다 11.8%포인트 떨어진 60.4%로 나타났다. 목동 종로학원 이영임(39) 강사는 “연세대 자연계열과 경희대 의대에 중복 합격한 학생이 연대를 포기하고 경희대 의대로 진학하는 등 여기서도 실리를 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