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비축기지 추가건설을 둘러싸고 경남 거제시가 술렁이고 있다. 『국제
석유시장의 구조적 불안정성에 대한 위기대응능력 향샹을 위해 비축기지
추가건설은 불가피하다』는게 한국석유공사의 입장. 이에대해 주민들은
『대대수 주민의 의사는 무시한 채 일부 주민과의 밀실 합의를 통해
강행되는 비축기지 증설사업은 불법일 뿐 아니라 추후 엄청난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며 시민대책위를 결성, 공사철회등을 요구하고 나선 것.
대책위는 집회는 물론, 항의방문 소송제기등 공사철회를 위해 끝까지
투쟁한다는 방침이어서 사태추이가 주목된다.
◆석유비축기지=한 방울의 석유도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세계 4위
석유수입국이면서 6위의 석유 소비국. 전세계 확인 매장량의 65%가
정치·종교적으로 불안정한 중동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태 지역의
중동 의존도는 오는 2010년 89%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게
석유공사의 설명. 높은 중동 의존도, 낮은 자주개발 원유 확보율등으로
주요 석유수입국 가운데 최하위의 위기대응능력을 가진 상황에서 국민
경제생활 안정을 위해 전략적 석유비축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지하 또는 지상의 석유비축기지 건설사업은 지난 80년대부터 추진돼
왔다.
거제시 일운면의 석유비축기지는 지하 저장시설. 지하저장시설은 기름이
물보다 가볍고 물과 혼합되지 않는다는 원리를 활용했으며, 암반자체를
구조체로 활용, 건설비가 절감되고 폭격 화재등 각종 재해에도
안전하다고 석유공사측은 밝혔다.
◆시민대책위의 입장=시민대책위는 지난해 12월 15일 일운주민대책위,
거제환경운동연합,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교육학부모회 거제지부,
민주노총산하 대우조선 한국통신 전교조등 15개 단체가 참여, 출범했다.
시민대책위는 98년부터 독자적으로 반대운동을 전개해온
일운면주민대책위가 확대개편된 것.
대책위는 『지난 92년 비축기지 2차 건설사업시 석유공사가 「더 이상의
추가공사는 없다」고 확약했고, 대부분의 지역민들이 반대하고 있음에도
2000년말 「일부」 지역민과 밀실 협상을 통해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기만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국내 비축시설의 상당 부분이 비어 있어 추가 증설의 필요성이
없는데도 750만 배럴 용량의 3차 비축기지 건설사업이 마무리되면 대형
유조선의 잦은 입출항으로 원유유출및 침몰사고등이 우려되며, 이 경우
반경 3㎞이내에 거주하는 5만명의 주민은 물론, 거제시 전체가 「죽음의
기름범벅」이 되고 말 것』이라는 것.
시민대책위 신종국(39)집행위원장은 『석유비축기지 3차
추가건설공사를 철회하고, 기존 1·2차 비축기지의 안정성과 환경적
위해성 검토를 위한 민·관합동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석유공사의 입장=1·2차 비축기지 건설사업과 3차 비축기지 건설
사업 가운데 이미 완공된 동해기지(110만 배럴 용량)를 포함하면 9700만
배럴을 비축할 수 있는 기지가 건설된 상태. 비축기지에는 전체
비축용량의 62%인 6000만 배럴이 비축돼 있다. 200만 배럴인 1일
소비량을 감안하면 30일분이 비축돼 있는 셈. 비축기지 전체를 꽉
채우더라도 48일분 정도에 불과, 국가 비축목표치인 60일분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추가 비축기지 건설사업이 불가피하며 오는 2007년 3차
비축기지 건설사업이 완료되면 비축용량이 1억6400만 배럴에 달해
비축목표치인 60일분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
또 지역민의 반대가 있다고 하지만 지난 2000년말 일운면번영회와
합의각서를 체결, 이를 바탕으로 장학금과 마을기금을 지원하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