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대검 중앙수사부가 이용호(44·수감중·G&G그룹
회장)씨를 구속한 직후, 김대중 대통령 처조카
이형택(60·수감중·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씨와
김형윤(53·수감중·전 국정원 경제단장)씨가 당시
신승남 검찰총장에게 동생 승환씨가 이용호씨로부터
6666만원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이씨에 대한 수사중단을 요구한 사실이
1일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작년 10월 이용호씨 비호의혹을 수사하던 검찰
특별감찰본부에서 이용호씨가 진술함으로써 드러났으며, 특감본부는
특별감찰 사안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를 조서에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차정일
특별검사팀도 이용호씨 등으로부터 이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형택씨와 김형윤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그러나 신 전 총장은 "당시 김형윤씨를 만난 적이 없으며
동생의 금품수수사실은 언론인 등 지인을 통해 알았다"고 밝혔다.
검찰과 특검팀 등에 따르면 이형택씨는 이용호씨가 작년 9월 4일 횡령 및
증권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직후 이용호씨 측근인사들을 통해
승환씨에게 5000만원을 송금한 내역이 담긴 이용호씨 부인의 예금통장
사본을 넘겨받았다. 이용호씨는 그해 5월 승환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했었다.
이후 이형택씨는 9월 13일쯤 평소 가까운 김형윤씨에게 통장 사본을
전달하고, 신승남 총장을 직접 찾아가게 했다는 것이다.
신 총장의
목포중 후배인 김씨는 곧바로 신 총장을 사무실로 찾아가 예금통장을
내밀며 "동생을 비롯, 여러 사람들이 다칠 수 있으니 수사의 적절한
수위조절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수사중단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신 총장은 9월 16일쯤 동생 승환씨를 불러 이용호씨로부터 총 6666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으나, 3일간 공개하지 않다가 일부 언론이 이같은
사실들을 포착한 9월 19일 기자회견을 자청, 승환씨의 금품수수 사실을
털어놓았었다.
당시 신 총장은 "동생이 총 6666만원을 받은 사실을 최근 알았으며,
나는 잘못한 게 없어 책임질 일이 없고, (이용호게이트) 수사도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형택·김형윤씨의 수사중단 요구가 있은 직후 대검 중수부는 9월 20일
승환씨를 소환조사한 뒤 21일 승환씨를 무혐의 처리했으며, 신 총장의
지시에 의해 만들어진 검찰 특별감찰본부도 10월 12일 더 이상
조사내용없이 해체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특감본부에서 이용호씨가 이런 사실들을
진술했으나, 사안이 총장과 직접 관련된 민감한 것이며, 특감본부의
수사범위를 넘어서는 것이어서 조서에 남기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의 관계자는 "당시 이형택씨와 김형윤씨의 행동은
'이용호게이트' 진상을 은폐하기 위해 검찰총장까지 협박한 조직적
'수사방해 행위'며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작년 9월 검찰 수사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제는 알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