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이후 30일 처음 열린 국무회의에서 배석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국기에 대해 경례하고있다.

1·29 개각은 '쇄신의지 결여'라는 여야·언론의 비판 외에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둔 '선거중립'이라는 관점에서도 낙제점이다. 자리를
지킨 장관, 새로 들어간 장관 상당수의 '과거'가 여야 사이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대표적 인사가 이한동 국무총리. 이 총리는 지난해 9월 DJP 결별 때
자민련 복귀의 길을 택하지 않고 민주당 정부의 총리 잔류를 선택,
자민련에서 출당당해 현재 무소속으로 있다. 하지만 이 총리는 여야
중립의 위치에 있는 무소속이 아니라, '친여 반 이회창적 무소속'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 때문에, 정치권의 어느 누구도 이 총리
내각을 '중립내각'으로 보지 않고 있다. 특히 그와 이회창 총재와의
불화는 신한국당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원초적 회복불능 상태로 알려져
있는 상황이다.

선거를 관리할 행정자치부를 맡고 있는 이근식 장관 역시 2000년
1월 민주당 출범과 더불어 입당, 민주당의 경남 통영·고성
지구당위원장을 맡아왔다. 이 장관은 올 1월 12일 지구당위원장직을
내놓을 때까지 대행체제를 유지해오기도 해, 누가 보더라도 선거를
중립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적임자'가 아니라는 지적들이다.
정세현 통일부장관도 4·13총선 당시 전북 완주·임실에 민주당
공천을 신청했던 전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신국환 산업자원부장관의 경우는 줄곧 자민련 소속으로
문경·예천에 출마했고 불과 두 달 전인 작년 11월 한 기업체 간부로
취임하기 위해 탈당했을 뿐이며, 민국당 한승수 외교부장관 역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 이회창 총재에 '원한'을 가진 인사로,
중립과는 거리가 멀다.

남궁진 문화관광부장관은 대선 전인 1997년 '임명직 취임 거부'
선언을 했던 7명의 대표적 가신 중 한 명인 데다 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전력 등 여권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방용석
노동부장관, 유삼남 해양수산부장관 역시 민주당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낸 '한 식구'로, 민주당과 한나라당 사이에서 중립을 견지하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이 총재에 반대했던 사람,
DJ 식구들로 채워져 애당초 선거중립을 기대하기조차 어려운 진용"이라고
했고, 권철현 기획위원장은 "당장 6월 지방선거에 돌입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없으므로 곧바로 중립성을 띤 인사들로 내각을 다시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