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가 젊어지다보니, 중견 배우들은 조연급인 아버지역을 맡게
되는 일이 많다. 출연량이 많지 않아도 분명한 존재감을 주는
'아버지'(또는 아버지 같은 인물)역 전문으로 신구ㆍ주현ㆍ박인환을
꼽을 수 있다. 아버지라도 똑 같은 아버지가 아니다. 신구가 속으로
우수를 감춘 말없고 퉁명스런 아버지라면, 주현은 생활의 때가 좀더 많이
뭍고, 그래서 그늘도 더 짙다. 서민적인 풍모도 더 하다. 서민적이긴
마찬가지라도 코믹 분위기가 강한 것은 박인환.

'2009로스트 메모리즈'에서 신구는 아버지 친구 역으로 주인공에겐
거의 아버지 같은 존재.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반칙왕'에도 송강호의 아버지로 나왔다.

주현은 '친구'에서 유오성의 건달 아버지로 나왔고 '해피엔드'에서는
최민식에게 소리없는 휴식처를 제공하는 헌 책방 주인으로 퇴락한 아버지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박인환은 '조용한 가족'에서 아버지로 등장한 뒤, '하면 된다'에도
깜짝 출연했고, 최근에는 '봄날은 간다'에서 말없이 아들의 아픔을
달래주는 역을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