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 이사를 할 예정인데, 갑자기 어머니가 "집 주소 바꾸기
힘들어서 이사 못가겠다"고 하셨다. 처음엔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동안 신용카드사와 은행·보험사·이동통신사
등 고지서를 보내오는 회사들에 주소 변경을 하기 위해 고객상담실로
전화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화를 할 때마다 매번 대기하는 사람이
많다는 안내녹음이 나와 계속 변경 신청을 못했다고 한다. 직장생활
때문에 하루종일 전화에만 매달려 있을 수 없는 상황이고, 퇴근 무렵이면
고객상담실도 운영시간이 지나 계속 변경을 못했던 것이다.
요즘 공기업·민간기업을 막론하고 고객 최우선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주소 변경 신청 하기가 이토록 어렵다면, 진정한 '고객
중심'이란 무엇인지 안타깝다. 기업의 고객상담실은 소비자와 기업을
연결시켜 주고, 소비자의 권리를 찾을 수 있게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곳이다. 만약 전화상담원이 부족해 고객의 의견이 바로 전해지지
않는다면 이는 고객의 불편 뿐 아니라 기업 측에도 많은 손실을 가져올
것이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허공에 대고 외치는 공허한 울림이 아니다. 어쩌면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이런 일들이 고객에겐 가장 중요할 수 있다.
( 박은지 21·대학생·인천 남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