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가라뇨? 난 아직 어린데"… 응석부리는 서른 ##
## 보증 안서준다 부모 고소-국가엔 자립수당 요구 ##
프랑스의 2030들 가운데 부모의 품을 떠나지 않는 '캥거루족'이 늘고
있다. 18살이 되자마자 당당한 성인으로서 독립을 선언하고, 제 둥지를
틀기에 바빴던 앞 세대와는 달리 오늘의 2030들은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28살의 청년 탕기(Tanguy)는 파리의 중산층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탕기는 안정된 직장과 제 승용차도 있지만, 여전히 어린이처럼
부모의 따뜻한 품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 하지만, 정상적인 프랑스식
부모는 다 큰 자식이 등에 붙어 사는 벌레처럼 못마땅하다. 부모는
탕기를 독립시키기 위해 벼라별 소동을 벌인다.
현재 프랑스 극장가에서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코미디 영화
'탕기' 바람을 타고, 오늘의 2030 을 가리켜 '탕기 세대'라고 한다.
특히 파리와 인근 지역의 2030 중 실제로 '탕기'처럼 사는 경우가
새로운 사회 현상으로 대두됐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그 지역의 20~29세
중 40%가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29세 중
26.6%는 실업 상태라 어쩔 수 없이 분가하지 못한다. 그러나,
'탕기'처럼 멀쩡한 직업이 있으면서도 얹혀 사는 경우, 문어 다리의
'흡반'같은 존재라는 심한 표현까지 나온다.
파리 16구의 산부인과 의사 파트릭크(55)의 집에서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29~24세짜라 2남 2녀가 한 지붕 아래 살았다. 현재는 의과대학
6년차인 딸 도리안(25)과 엔지니어인 베누아(24)만 남아 있다. 도리안은
병원에서 받는 수당 110유로 갖고는 독립할 능력이 없다. 하지만,
엔지니어인 베누아는 월수입 1100유로임에도 떠날 생각을 않는다. 그는
아파트 한 채를 살 때까지, 부모가 해주는 밥을 잘 먹으면서, 월급의
절반을 저축할 계획이다. 게다가, 여자 친구가 같은 아파트의 3층 아래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저녁 식사 후에는 그 집에 가서 인터넷 게임을 하며
노니까 데이트 비용도 별로 들지 않는다.
실직자인 프레드(24)는 생계를 책임지는 모친과 함께 사는
'캥거루족'이다. 그는 현재 법적으로 미혼이지만, 여자 친구 줄리를
데리고 들어와 어린 동생들이 보는 앞에서 동거 중이다. 프레드는 줄리가
힘이 들까봐 매주 금요일 파출부를 부른다. 비용은 그의 실업 수당에서
나간다.
그런가 하면, 부모에게 법적 제재를 가해, 독립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2030도 있다. 의대생 다미앙(21)은 여자 친구와 동거하기 위해 아파트를
임대한 뒤 부모에게 보증을 부탁했지만, 부모는 동거를 못마땅하게 여겨
거절했다. 화가 난 그는 법원에 부모를 고발했다. 법원은 민법 제203조
'부모는 자식을 양육하고 돌볼 의무가 있다'는 조항에 따라, 매달
330유로를 다미앙에게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이런 유형의 반(反) 인륜적
소송이 지난 1993년 이후 10만 건이나 된다.
한편, 파리의 대학생 단체들은 학생의 주거 독립을 사회 보장 차원에서
요구하고 있다. 학생 30만 명인 파리에서 대학 기숙사 방은 2000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방 한 칸이라도 구할 수 있도록, 정부가
매월 최하 600유로의 '자립 수당'을 내놓으라는 운동을 벌인다.
학생들은 오는 4월말~5월초 대통령선거에서 '자립 수당'을
쟁점화하겠다고 벼른다.
( 파리=박해현특파원 hhpark@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