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의 한 영어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외국인 강사의 지도 아래 수업을 받고 있다.<a href=mailto:leedh@chosun.com>/이덕훈기자 </a>서울의 한 어린이 대상 영어학원에 접수를 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a href=mailto:krchung@chosun.com>/정경렬기자 <

## 초보회화 수준 교육…가맹학원 100곳 점는 '기업형'도 ##

유아 대상 영어학원인 이른바 '영어유치원'이 갈수록 인기다.
학원비만도 일반 유치원의 몇 배나 돼 큰 부담이지만, 학부모들은 안
보내면 자녀가 남보다 뒤처질까 은근히 걱정이다. 그러나 우리말 구사가
불완전한 취학 전 아동에게 영어로만 진행하는 유치원식 학원에 보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교육방식이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과연 영어유치원을 보내야 할 것인가.

서울 대치동의 유아대상 K영어학원.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안내 데스크 위로 5대의 모니터가 보인다. 모니터 화면에서는 영어로 떠들며 외국인 교사와 뛰노는 아이들 모습이 번갈아 나타난다. 연두·노랑·베이지 등 밝고 화사한 색으로 칠해진 교실은 반 이름부터 벽에 걸린 메모장의 낙서까지 온통 영어로 뒤덮여 있다. 상담 교사는 “하루 10여명이 찾아와 상담한다”며 “학부모들은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고급스럽고 환경 좋은 곳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몇 년 사이 이른바 영어유치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적게는 월 40만원, 많게는 100만원을 웃돌 정도지만 자리가 없어서 난리다. 얼마 전 강남의 한 영어유치원에서는 2004년에 들어갈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어머니들이 번호표를 받는 일까지 벌어졌다.

◆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는 5~6곳 =키즈클럽, 키즈칼리지, SLP, 원더랜드, ECC, 리틀아메리카 등 5~6개 업체가 비교적 규모가 크다. 일부는 가맹학원이 100개에 이를 정도로 팽창 중이다. 이런 영어 유치원들은 유치원생을 가진 이웃들에게 물어보면 정확하고, 인터넷 검색엔진에 해당 이름을 쳐도 자세한 내용이 뜬다. 그러나 한 영어 유치원 관계자는 “강남 일대 영어 유치원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아이를 제대로 가르칠 실력있는 학원은 그리 많지 않다”며 “브랜드가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적 방편이긴 하지만, 지명도만 믿지 말고 직접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업은 일반 유치원과 비슷 =대부분 한 반에 10명 선이다. 수업시간은 대개 월~금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로 일반 유치원과 비슷하다. 규모는 교실 4~5개 수준에서 20여개까지 다양하다. 외국인·한국인 교사를 함께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부 유치원은 유치원 교사 자격증을 가진 교사가 없는 곳도 있다.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 운영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외국의 프로그램·교재를 사용하는 곳 양쪽 다 있으나 어느 쪽이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

◆ 새로 생긴 영어유치원 더 비싸다? =강남 청담·압구정 등에 새로 생긴 영어 유치원 중엔 수업료가 80만원, 일부에선 100만원을 넘기도 한다. 학원연합회측은 “가격 조정을 요구해도 영어 유치원들이 철저히 시장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탓에 별다른 구속력이 없다”며 영어 유치원 가격에 거품이 있음을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최근 고액 영어 유치원들이 일단 비싸면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 학부모 심리를 이용한 면이 크다고 말한다. 만 6세 딸을 영어유치원에 보낸 주부 임모(35)씨는 “아이가 영어를 친숙하게 사용하는 것은 좋은 점이지만 국어 글짓기를 하는 데 어순이 바뀌는 경우가 생겨 한편으론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