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이다.
요즘 파출소는 범죄자들만이 아니라 길을 잃어버린 미아에서부터 팔순의
노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빈번하게 오가는 장소가 됐다.
유치원생들이 견학을 오기도 하고 초·중·고교생들이 봉사활동을 위해
거리낌없이 찾아오기도 한다. 최근에는 외국 관광객들이 길을 묻기 위해
들르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도 백주대낮부터 술에 고주망태가 된 채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사람, 사무실 내에서 연신 담배를 피우고 아무 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 심지어 가래침을 뱉는 사람들까지 있다.
외국인들이 이 같은 한심스러운 작태를 보기라도 한다면 우리나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이제 몇 개월 후면 세계 60억 인구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역사적인 한·일 월드컵이 이 땅에서 개최된다. 비단
월드컵이라는 명분을 위해서만 아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좀더 자숙하고
하루빨리 "나 하나쯤이야"라는 그릇된 의식을 버려야 할 것이다. 그것이
속과 겉이 꽉찬 내실있는 선진국가로 발돋움하는 길이다.
(오석근·39세·전북 군산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