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식품업자가 주사…8명도 설사 등 쇼크 ##

16일 오전 7시쯤 서울 은평구 역촌동 산 31번지 결핵환자 집단거주 지역(일명 결핵촌)에서 이 동네 주민 한모(70)씨가 자기집 방안에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이모(54)씨가 발견했다.

숨진 한씨는 전날인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동네주민 9명과 함께 인근 B교회에서 건강식품 판매업자인 강모(82)씨로부터 웅담(웅담) 가루를 증류수에 탄 ‘웅담 주사’를 맞았었다. 함께 주사를 맞은 김모(여·62)씨 등 9명도 전날 밤부터 실신·구토·설사·오한 등 쇼크 증세를 보여 이날 오전 종로구 평동 적십자병원과 국립의료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설모(58)씨는 중태다.

김씨는 “강씨가 ‘자원봉사 차원에서 공짜 웅담주사를 놓아주겠다’고 해서 웅담주사를 맞게 됐다”며 “주사를 맞은 직후 고열과 오한을 호소했으나, 강씨가 ‘처음엔 그럴 수도 있다’고 해 밤새 참다가 새벽녘에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적십자병원 서상렬(서상열) 박사는 “이런 식의 치료법은 처음 들어본다”면서 “무엇보다도 제대로 소독하지 않은 주사기를 통해 웅담액이 체내로 들어가자 허약한 결핵환자들이 패혈증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이날 오후 강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주사기에 남아있던 주사약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하고 한씨의 시신을 부검키로 했다.

강씨를 환자들에게 소개한 B교회 장로 이모(65)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13일 교회로 찾아온 강씨로부터 시범적으로 웅담주사를 맞은 뒤, 별다른 이상이 없어 환자들을 모아 주사를 맞게 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결핵촌은 지난 1960년대 초 중증 결핵환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곳으로 200여채의 판잣집에 결핵환자 300여명이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