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의 '베스트 4'가 세계 최강의 자리를 놓고 한 배에 오른다.
18일 광주 무등 파크호텔서 펼쳐질 조선일보사 주최 제6회 LG배 세계
기왕전 준결승이다. 조훈현 이창호 유창혁 구단과 이세돌 삼단. 세계
바둑 사상 초유의 '집안 잔치'인 동시에, 4명 중 최후의 1인 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서바이벌 게임이란 점에서 세계 바둑계에 유례가 없는
'집안 싸움'의 현장이기도 하다.
결승 티켓을 다툴 4인의 전사는 한 치의 과장없이 한국 바둑의 간판
스타들이다. 이창호(27) 조훈현(49) 유창혁(36)은 국제 대회 통산 제패
회수 1, 2, 3위에 랭크, 사실상 '세계 베스트 3'에 해당하는 맹장들.
이세돌(19)은 국내외를 강타중인 영 파워 물결을 대표하면서, 지난 해 이
대회 준우승을 포함해 벌써 3회나 국내 정상을 정복한 '최정상급
신인'이다.
주목할 것은 이번 LG배가 이들 4명에게 모두 여늬 국제 기전 정상
다툼과는 다른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훈현과
유창혁에겐 이 대회가 유일하게 정복해보지 못한 국제 무대이고,
이창호에겐 단일 국제대회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이 걸려있다. 이세돌로선
1년 전 같은 무대 결승 역전패의 아픔을 달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조훈현은 후지쓰배 3회, 잉씨배와 춘란배 각 1회 제패에 이어 지난 연말
삼성화재배서 처녀 우승했다. 폐지된 동양증권배 2회 우승을 포함 총
8회나 세계 정상에 섰으나 오직 LG배에선 결승 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유창혁 역시 후지쓰배(2회) 잉씨배 삼성화재배 춘란배(이상 각 1회)를
고루 정복하면서도 LG배에선 무려 3번이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둘 모두
묵은 한을 풀고 우승을 이룬다면 세계 최초의 그랜드 슬래머란 영광까지
따른다.
이창호의 국제 대회 우승 회수는 모두 13회. 4년 주기의 잉씨배를 빼면
LG배와 삼성화재배(이상 3회), 후지쓰배(2회)와 동양증권배(4회) 등 모든
무대서 복수 우승을 기록 중이다. 연말 께 마무리될 춘란배 제패
여부가 '그랜드 슬램' 달성의 관건. 하지만 그 이전 이번 LG배를 품에
안으면 현존 기전 최다 우승이란 훈장이 또 하나 추가된다.
이세돌. 이 소년이 지난 해 LG배 결승서 보여준 기량과 투혼은 전세계
바둑계를 뒤흔들며 2001년 최고의 명승부로 기록됐다. 그 아픔에도
기죽지 않고 연말엔 신예연승 최강전을 접수해 벌써 국내 타이틀 수가
3개를 헤아린다. 4명 모두에게 이번 LG배의 의미는 이 처럼 각별하다.
준결 대진은 조훈현 대 이창호, 유창혁 대 이세돌로 짜여졌다. 조―이
사제가 국내 타이틀로 모자라 국제대회 결승 진출을 다투게됐으니
'인연'이란 어쩔 수 없는 모양. 양자 간 통산 전적은 164승 107패로
이창호가 앞서 있다. 준결승까지 이창호는 마이클 레드먼드와
뤄시허를, 조훈현은 조치훈과 야마시타를 징검다리
삼았다.
유창혁과 이세돌의 통산 전적은 10승 6패로 유창혁의 우세. 하지만
2000년 이후 전적에선 오히려 이세돌이 6승 5패로 앞선 채 한 판씩
주고받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유창혁은 류시훈 왕리청
저우허양을, 이세돌은 왕밍완과 목진석을 각각 제쳤다.
당일 오전 10시부터 LG배 홈페이지(http;//baduk.lg.co.kr)와
사이버기원(www.cyberkiwon)서 실황을 중계할 예정.
■역대 LG배 결승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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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연도 결승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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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97 이창호 3-0 유창혁
2 1998 왕리청 3-2 유창혁
3 1999 이창호 3-0 마샤오춘
4 2000 위 빈 3-1 유창혁
5 2001 이창호 3-2 이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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