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수호신인 당산목은 절대 옮길 수 없습니다. 비행기가
돌아가세요."

공항 확장공사를 하고 있는 포항시 동해면 도구리 포항공항이 항공기
계류장에 서 있는 250년생 소나무 2그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나무는 도구리 주민들이 해마다 제사를 지내던 당산나무로 공항이
들어서면서 공항부지로 편입됐다. 공항측이 지난 99년부터 계류장을 보잉
737기 5대를 수용할 수 있는 크기로 넓히면서 이 나무가 뜻하지 않게
계류장 정 가운데 들어선 것.

확장사업 주체인 부산지방항공청은 항공기 안전에 지장을 준다며 이
나무를 옮기려 했지만 주민들이 "수호신을 함부로 옮길 수 없다"고
반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금은 이 나무를 중심으로 비행기들이 빙
돌아가도록 설계를 변경한 상태다.

80년대 초만해도 추수를 마치면 마을주민들이 함께 음식을 지어 제사를
지냈던 이 나무는 공항 부지로 편입되면서 주민 발길이 줄었다. 하지만
아직도 나무를 향해 기원을 드리는 주민들이 많다고 한다.

올 연말까지 공사를 마치는 항공청은 "조종사들이 불안해하고
관제탑에서도 항공기 식별이 어렵다"며 "주민들만 허락하면
철거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수백년간 마을을 지켜준 나무에 함부로 손댈 수 없고 이전할 경우 고사할
우려가 높다는 것. 도구 1리의 이영희 이장은 "공항측이 나무에
정성을 다하면 오히려 항공기의 안전을 수호해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