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이주일씨가 폐암에 걸려 투병중인 모습이 안쓰럽다.
애연가였던 그는 TV인터뷰에서 흡연이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자극받아 담배를 끊는 사람들이 늘었다니 유명세가 의사의
경고보다 소구력이 강한 모양이다. 어떻든 '이주일 금연 신드롬'은
개인에게 건강 지켜줘 좋고 담뱃값 절약돼 좋으니 일거양득이다.
그런데 정부에는 득이 될까 실이 될까.

최근 학교내 '절대금연'을 선포할 정도로 정부는 강도높은
금연정책을 펴고 있다. 금연구역을 넓히고 금연빌딩을 늘리는 건
선진형이니 탓할 이유가 없다. 흡연이 폐암을 비롯해 심장병
동맥경화 등을 일으키는 위험요인이라는 것은 의학적으로 입증된
지 오래다. 따라서 민간단체의 금연운동이나 비흡연자의 혐연권
보장요구는 세계적인 추세다.

그런데 금연정책을 강화해온 정부가 내달부터 담뱃값을 200원
인상할 방침이다. 값올려 흡연의 위해성을 강조하려는 것이라면
앞뒤가 맞는다.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흡연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니
헷갈린다. 흡연자의 건강을 우려해 부담금을 거둔다면 또 모른다.
그게 아니고 애연가들의 흡연권은 갈 수록 옥죄면서 담배 팔아 건보
재정적자를 메우겠다는 것이다.

담배를 마약취급하는 미국도 담배수출에 열을 올린다. 자국민은
흡연 피해로부터 보호하고 타국민은 건강을 해쳐도 된다는 것인가.
작년에는 담배회사들로부터 받아낸 피해보상 합의금을 흡연방지나
피해치료에 쓰지않고 다른 용도로 '전용'해 논란을 빚었다. 우리가
담뱃값에 붙이는 '국민건강 부담금'이란 것은 흡연자 건강과
무관한데다 담배회사가 내는 것도 아니다. 병주고 약주는 격이다.

억울하면 담배를 끊으면 된다. 그래도 피우는 것은 국가가 이를
기호품으로 판매하기 때문일 것이다. 애연가들은 "택시값을 올려도
서비스 개선이 따르는데 담뱃값 올리려면 흡연환경부터 개선하라"고
열을 올린다. "국가 경제상 흡연가들이 빨리 사망하는 게 이롭다."
미국의 한 담배회사가 체코 정부에 이런 보고서를 냈다가 혼쭐이 난
일이 남의 일 같지 않다. 담배가 해롭다면 담배인삼공사부터 문닫는
게 당연하다. 흡연자를 이용해 정부가 혜택을 얻겠다는 것 자체가
권력의 횡포다.